페루, 40년만에 ‘1승 선물’…C조 3차전 호주에 2-0 승

1승2패…16강 진출엔 실패

페루가 40년 만에 월드컵에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페루는 27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호주를 2-0으로 꺾었다. 앞선 2경기에서 2패를 떠안아 일찌감치 16강 진출이 좌절됐던 페루는 1승 2패(승점 3)로 C조 3위가 됐다. 16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페루는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서 이란을 4-1로 꺾은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챙겼다. 페루는 1982 스페인월드컵에도 출전했지만, 2무 1패로 조별예선에서 탈락했고 러시아월드컵 전까지 36년 동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간판 골잡이 파올로 게레로(34·플라멩구)는 금지약물 복용 파문을 딛고 페루가 40년 만에 승리를 거두는 데 앞장섰다. 게레로는 전반 18분 골문 왼쪽에서 오른쪽 측면을 쇄도하던 안드레 카리요(27·왓퍼드)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해 어시스트를 챙겼고 후반 5분엔 수비수와 경합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왼발 발리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1골, 1도움으로 페루가 챙긴 2골에 게레로는 모두 관여했다.

게레로는 지난해 10월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게레로의 징계 기간을 14개월로 늘려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하지만 지난 1일 스위스연방대법원이 징계 일시 정지 판결을 내려 극적으로 페루 대표팀에 승선했다.

게레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10골,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함부르크에서 37골을 터뜨리는 등 빅클럽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페루 국가대표로는 A매치 89경기에서 36골을 터뜨리며 ‘국민 영웅’으로 불린다. 게레로는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며 “페루에 1승을 선물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