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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03일(火)
北의 安中經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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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북한 정권은 지난 30년 동안 핵·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경제개발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주체를 외치면서도, 경제는 자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특구를 만들어 외국 자본 유치를 시도해왔다.

지난 1991년 12월 나선경제특구에 이어 2002년 9월 신의주국제경제지대, 11월 금강산경제특구와 개성경제특구, 2010년 황금평·위화도경제특구가 차례로 지정됐다. 지도를 펴놓고 5개의 경제특구를 짚어보면, 북한의 전략을 금방 알 수 있다. 나선은 러시아, 신의주와 황금평·위화도는 중국, 금강산과 개성은 한국의 투자를 겨냥한 것. 중국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두려워했던 북한은 경제도 중국에 종속되는 것을 피하려고 투자국을 다변화한 것이다.

그러나 동북아 물류·관광 거점을 목표로 했던 나선특구에는 러시아와 한국 기업도 일부 참여했지만, 투자자의 90%가 중국 기업이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한동안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 됐지만, 박왕자 씨 피살 사건과 북핵 개발을 둘러싼 갈등으로 각각 2008년과 2016년 중단됐다.

중국 투자를 겨냥한 특구도 순탄치 않았다. 북한은 신의주국제경제지대를 ‘제2의 홍콩’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보였지만, 행정장관 내정자가 중국에 체포되면서 좌초됐다. 당시 중국은 북 정권의 한·일 접근에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황금평·위화도 특구 공동 개발이 추진됐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새 집권자 김정은이 중국 창구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하면서 중단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 회담이 성사되면서 북한이 중국과 거리를 두고 안보적으로 미국에 밀착할 것이라는 분석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가 김정은이 애착을 갖고 새로 개발 중인 원산-갈마 지역에 “호텔과 콘도를 지어주겠다”고 호언하면서 미국과의 경협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결국 양측이 다시 긴장 관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북 협상 중 세 차례나 시진핑(習近平)을 찾아갔던 김정은이 최근 신의주와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를 잇달아 방문했다. 결국 비핵화에서 발을 빼면서 안보도, 경제도 중국에 의존하는 안중경중(安中經中) 상황으로 가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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