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혁파 주문하는데…국회, 규제강화 역주행

20代 국회 2년간 발의법안 중
규제 강화·신설 법안 2344개
19代 4년보다 1000개나 많아

대통령·총리·부총리 등이 모두 ‘규제 혁파’를 주문하는 데도 국회는 여기에 제동을 거는 법안만 발의하는 등 ‘역주행’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 규제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6월 20대 국회 개원 이후 2년(전반기) 동안 총 1만2588개 법안이 발의됐다. 이 가운데 2344개 법안이 규제를 강화하거나 신설하는 내용이다. 법안별로 1∼2개 이상 규제 사항을 담았다. 규개위는 이들 법안에 4265개 규제 강화(또는 신설)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19대 국회 4년 동안 발의된 규제 법안 1335개보다 1000개 이상 많다. 19대 국회에서 의원 발의된 규제 법안의 규제 강화(또는 신설) 항목은 2542개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규제개혁 보고서-한국 규제정책’을 통해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품질관리가 제도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OECD는 최근 내놓은 ‘한국경제 보고서’에서도 “신기술·신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기존의 모든 법적 요구사항의 적용을 받지 않고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포괄적 네거티브(원칙 허용·예외 금지)’ 규제 도입을 권고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 완화가 창의를 바탕으로 경제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국민적 인식이 공유돼 있는 만큼 여당부터 솔선수범해서 규제법 양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승배·김성훈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