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들 “외부인 참여 사법행정기구, 위헌적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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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사발委 추진에 반발
“사법행정권도 법원 일인데
판사회의서 구성원 선출을”
일각 좌편향 코드인사 우려

여당 주도로 정치권에서 현 법원행정처 대신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기구’를 신설하려 하자, 법원 내 소장판사들조차 “위헌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전국법관대표회의 법관대표들은 최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추진하고 있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에 대해 “헌법 제101조 제1항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안에 의하면 행정처를 폐지하고 신설될 사법행정위원회에는 “대법원장을 제외한 사법행정위원은 법관을 겸직할 수 없다”고 규정, 비(非)법관에게 사법행정을 일임하도록 돼 있다. 최근엔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에서도 “적정 수의 외부인사를 참여시키는 사법행정회의”를 새로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재경지법의 A 판사 등 일부 법관대표는 단체채팅방에서 “헌법에 따르면 사법권의 일환인 사법행정권도 법원에 속한다고 해석된다”면서 “(비법관들이 사법행정에 참여하게 하는) 여당안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에 지방법원의 B 법관도 “위헌 소지가 있다면 사법부가 여당안에 대해 효과적으로 반대의사를 개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 제101조 제1항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사들은 사법행정권도 사법권의 일부인 만큼 사법행정권한은 여전히 법원 내부에서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C 재경지법 판사는 “새로운 사법행정기구로 판사회의에서 직접 선출한 법원장들의 회의체 내지 법원장회의 운영위원회를 추천한다”고 대안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일부 법관이 ‘양승태식 법원행정처 폐지’만을 생각하느라 대안을 확실하게 정립하지 않은 사이 정치권 개입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기존의 행정처는 의결기구가 아니라 ‘집행기구’였다. 대법원장의 정책결정 혹은 대법관회의의 의결사항을 그대로 집행한 기구였을 뿐인데, 그 대안으로 ‘외부인사가 포함된 의결기구’를 동치(同値)시킨 법안이 제시되니 법원 내부에서도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여당안은 특히 국회가 6명의 사법행정위원을 선출하도록 해놨는데, 좌편향 코드인사 등 잡음을 일으킬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