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편 권고안 발표>“정시도 절대평가도 늘려라”… 백년대계 대신 ‘어정쩡 봉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수능 D-100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7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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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교육회의 결론 의미

상반된 공론 1안 - 2안 절충
단계적·중장기적 변화 권고

수능선발은 현행보다 확대
“시민참여단 평균치 39.6%”

전과목 절대평가 시기상조
일부 ‘상대평가 원칙’ 유지

국가교육회의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과 관련,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의 52.5%의 지지를 받았던 의제 1안(정시 45% 이상, 수능 상대평가)과 48.1%의 지지를 받은 의제 2안(수능 절대평가 확대)을 묘하게 절충한 결과를 내놨다. 정시 확대와 수능 절대평가 확대 기조가 상호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변화 방식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공론화위원회가 실시한 공론조사에서는 의제 1, 2안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에 있어 “사실상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대입특위)는 7일 선발 방법 비율과 관련해 현행보다 확대 방안을 권고했다. 이는 공론화위원회의 공론화 결과에서 시민참여단의 과반의 지지를 받은 의제 1안을 비롯해 정시의 일정한 확대를 요구한 시민참여단의 의견과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시 비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21.2%는 30~40%를, 27.2%는 40~50%를 수능위주전형의 적정 수준으로 응답한 바 있다. 누적 통계 기준으로 보면 응답자의 47.3%가 40% 이상을, 68.5%가 30% 이상을 정시 비율의 적정 수준으로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종합해 응답구간 가중평균(응답구간별 중간값에 가중치를 더한 평균)을 따져봤을 때 시민참여단이 적절하다고 본 정시 비율은 39.6%에 달한다.

현장의 반발을 고려해 예외 조항도 담았다. 설립목적(산업대학, 전문대학, 원격대학 등)이나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입학 정원 충원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대학이 놓여 있는 다양한 상황, 대학별 선발 방법 비율의 다양성 등에 대한 고려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진경 대입특위 위원장은 지난 5월 “수능 비율은 전국적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제시할 수 없고 정해도 실효성이 없다”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으나, 권고 비율까지 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수능 평가방법과 관련, 대입특위는 중장기적 해결과제로 돌렸다. 일부 과목 상대평가 원칙을 유지하되 절대평가 확대는 단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입특위는 “국어, 수학, 탐구 선택과목은 현행과 같이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영어, 한국사는 기존대로 절대평가를 유지한다”면서 “제2외국어·한문 과목에는 예고한 대로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향후 수능과목 구조에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목이 포함될 경우 절대평가를 도입할 것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민참여단이 당장 수능에서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은 이르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26.7%에 달한 점을 반영한 결과다.

발표 결과를 두고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이번 발표대로 교육부가 최종 대입개편안을 내놓는다면 현재 4년제 대학 전체 정시모집 비율은 2019학년도 23.8%, 2020학년도 22.7%인 데 비해 2022학년도엔 더 늘어날 것”이라며 “2020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와 고려대를 제외한 나머지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은 30% 이상을 모집하는 곳이 많은데 수시모집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2022학년도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40%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절대평가의 단계적 확대를 요구하는 여론도 무시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논의를 거친 시민참여단의 숙의 결과에 기반을 두고 마련한 대입제도 개편안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