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명 위안부 기리는 ‘빈 의자’ 240개 퍼포먼스

오늘 ‘세계 기림일’맞아
대학생들 서울역광장 전시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서울역 광장 앞 빈 의자 240개에 일제히 불이 들어온다. 광장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 의자 240개는 현재까지 우리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신고한 할머니들의 숫자와 같다. 이후 의자 위 전구의 불빛은 하나둘씩 꺼져 의자 28개에만 불이 남는다. 현재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를 의미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남아 있는 28개의 불빛마저 점차 희미해져 간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상징한다.

연세대 디자인예술학부 재학생들로 구성된 ‘FOMP(Filaments Of Memory Project)’가 연출한 미디어아트 퍼포먼스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손가영(여·25·연세대 디지털아트전공4) 씨는 “각각의 의자 위에서 빛나는 불빛은 그들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손 씨는 “시민들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고 싶어 이 같은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씨와 팀원 9명은 모두 연세대 디지털아트과 수업에서 만났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영상 감독을 맡았던 목진요 교수의 제자들이다.

손 씨는 “고작 3개월의 준비 기간 동안 생존 피해자 세 분이 돌아가셨다”며 “더 늦기 전에 사람들에게 ‘빈 의자에 새긴 약속’의 아픔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