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MF 사태 수준의 최악 失業, 경제 基調 시정 급하다

취업자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 실업자(失業者) 수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까지 불렀던 환란(換亂) 사태로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1999년 이후 최악이라는 ‘7월 고용동향’은 충격적이다. 앞선 두 차례 상황은 다른 나라의 경제 위기가 대외 의존도가 큰 한국에 투영돼 발생한 측면이 강하지만, 최근의 고용절벽은 글로벌 경기 호전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책의 역주행 때문에 나타난 ‘나 홀로 위기’ 성격이 강해 더욱 심각하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000명 증가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이던 2010년 1월에 1만 명 감소를 기록한 이후 8년6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치다.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10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급기야 1만 명에도 못 미친 것이다. 작년 취업자가 월평균 31만6000명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인구 증가 추세 둔화 탓 등으로 돌릴 순 없다. 특히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는 12만7000명 감소했다. 노동시장의 허리인 40대 취업자는 14만7000명 줄었는데, IMF 사태 때인 1998년 8월 15만2000명 이후 최악이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증가해 겨우 전체 취업자 수를 떠받쳤다.

실업 통계의 측면에서 보면 더 충격적이다. 실업자는 7개월째 10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103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1000명이 늘었다. 이렇게 장기간 100만 명이 넘는 것은, 6·25전쟁 이후 최악의 국난(國難)으로도 불렸던 환란 사태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당시엔 일반 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은 데 비해, 최근엔 경제적 축적이 상대적으로 적은 취약 계층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어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예고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자임했지만, 1년 남짓 만에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지난해 11조 원, 올해 17조 원 등 두 차례 일자리 추경을 투입했지만 허사였다. 일자리는 민간 기업이 만든다는 기본을 무시하고, 세금을 투입하는 ‘소득주도 성장’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성장 없이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도 없다. 과감한 규제 혁신과 노동 개혁에 나서는 등 경제 정책의 기조(基調)를 하루빨리 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