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영업 붕괴 根因 놔두고 또 ‘세금 미봉’ 내놓은 黨·政

자영업과 소상공업체는 우리나라의 주(主)고용자이다. 1인 사업자라고 할 수 있는 자영업자 수는 570만 정도로 추산된다. 관련 종사자를 합치면 680만 명쯤 된다. 전체 근로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율이 25%가 넘는다. 5인 미만 상시근로자가 일하는 소상공업체는 300만 개 정도로 중소기업의 84%를 차지한다. 630만 명 정도가 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절대 무너져서는 안 되는 우리 경제의 두 기둥이 문재인 정부 들어 급속하게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그 이유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외식업중앙회는 20일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에게 사형선고”라고 호소했다. 최저임금 급격 인상 후 자영업자 월평균 매출이 12% 감소했고, 올해 100만 명이 넘는 자영업자가 폐업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자영업자들은 20일부터 24일까지 2019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릴레이 집회를 연 뒤 29일 광화문 광장에서 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2일 부랴부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인상분을 정부가 지원해주겠다는 것이다. 근로장려금 기준 완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유지, 영세 온라인 판매업자·개인택시업자 카드 수수료 지원, 폐업한 자영업자에게 구직촉진수당 지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번 대책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특별지원금 2조 원을 포함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번에도 혈세로 땜질하겠다는 것이다.

당·정(黨政)의 자영업·소상공업 대책은 근인(根因)을 회피한 미봉일 뿐이다. 앞서 청와대가 자영업 담당 비서관을 신설한 것도 마찬가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책을 발표하며 “다각적·종합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걸 알면 대책도 그렇게 내놔야 한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호소한 대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중심으로 한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올바른 해결책은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정치·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만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