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팬 찾아가 노래… ‘주제 파악’ 30년 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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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댄스 황제’ 가수 박남정
데뷔 30년 기념 소극장 콘서트
“총연출자로 무대 직접 만들어”

“나 자신을 돌아보는 데 30년이 걸렸다.”

1980∼1990년대 ‘댄스 황제’ 가수 박남정(52·사진)이 9월 8일 오후 7시 서울 강동구 성내동 호원아트홀에서 ‘박남정쇼’를 연다.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 그러나 오랜 경력이나 화려했던 인기에 비해 다소 조촐한 느낌이다. 호원아트홀은 약 500석 규모의 소극장이다.

박남정은 1988년 1집 ‘아 바람이여’로 혜성처럼 데뷔했다. 이어 2집의 ‘널 그리며’와 ‘사랑의 불시착’ 등이 크게 히트하면서 1989년 ‘KBS 10대 가수상’과 ‘MBC 가요대상’을 휩쓸었다. ‘널 그리며’의 ‘ㄱㄴ춤’과 화려한 발동작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러나 1995년 6집 ‘멀어지는 너’ 이후 한동안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로부터 9년 만인 2004년 7집 ‘어게인 2004’로 복귀했다가 다시 공백기를 거쳐 지난해 8집 ‘라이트 나우(Right Now)’로 돌아왔다.

박남정은 “젊을 때는 수동적인 삶이었다. 누가 불러주면 가서 노래를 불렀다. 특별한 준비 없이 하루아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니 스트레스도 심했다. 그래서 1995년 6집을 끝으로 소위 ‘잠수’를 탔던 것”이라며 “그러나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내게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는 누가 불러줄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내가 능동적으로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방탄소년단도 아닌데… 말하자면 주제 파악을 한 셈이다. 그게 3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화려한 과거를 잊고 소극장 콘서트부터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박남정은 “재작년부터 소극장 콘서트를 열었다. 첫 공연은 불과 100명도 되지 않는 작은 무대에서 했다”며 “이번 공연도 500석 정도의 소극장이지만 내가 총연출자로 콘서트를 직접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남정이 변한 것은 가족의 힘이다. 그는 “첫 딸 시은이가 태어난 게 2001년이다. 그때부터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뭔가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다”며 “공백기에 다른 일도 해봤지만 내 생업은 가수라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팬과 소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30주년 콘서트에서는 1980년대 후반 대표곡을 비롯해 최근의 발라드곡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