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온 추락, 로터 마스트 부품결함 탓”

사고조사委, 유족에 설명
업체 제조공정 실수 인정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의 원인은 ‘로터 마스트’라는 부품의 균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로터 마스트는 엔진에서 동력을 받아 헬기 프로펠러를 돌게 하는 중심축으로 이번에 결함이 드러난 로터 마스트가 마린온 헬기는 물론 수리온에도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리온 계열 헬기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마린온 추락사고의 원인을 조사해온 ‘민·관·군 합동 사고조사위원회’(사고조사위)는 로터 마스트가 제조공정상 문제로 균열이 발생해 사고 헬기의 시험비행 당시 이륙 4∼5초 만에 주회전 날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사고조사위는 16일 이런 내용의 중간조사 결과를 유족 측에 설명한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사고조사위에 따르면 에어버스 헬리콥터에 로터 마스트를 납품한 유럽의 하청업체가 제조과정에서 열처리 공정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해당 부품에 균열이 발생했다.

해당 하청업체는 제조공정상의 문제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버스 헬리콥터는 마린온의 원형인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의 국내 개발 과정에 기술제휴 업체로 참여했다. 사고 당시 해병대 장병이 5명이나 사망한 것은 헬기가 거꾸로 추락하면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사고조사위는 2016년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슈퍼 푸마’ 추락사고 당시 조사에 참여한 외국 전문가 등을 초청해 중간조사 결과를 검증하는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군 당국은 이날 마린온 추락사고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21일로 연기해 이날 예정된 정경두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염두에 둔 눈치 보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