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세금 얼마나 걷힐까… 소득신고 전산시스템 시행

국세청, 전담인력 107명 배치
50년 만에 과세 본격 착수

국세청이 올해부터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에 본격 착수했다. 1968년 종교인 과세를 처음 추진했다가 종교계 반발로 무산된 이후 50년 만이다.

국세청은 18일 종교단체가 종교인 소득을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한 ‘종교인소득 신고 전산시스템’이 구축돼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해 정부와 국회가 진통 끝에 종교인 과세를 애초 예정대로 올해부터 시행키로 함에 따라 준비 작업을 착실히 진행해 왔다. 올해 초에는 전국 세무서 등에 전담인력 107명을 배치해 종교단체가 과세 업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종교인소득 중 비과세항목인 ‘종교활동비’의 경우에도 종교단체 지급기준에 따라 종교활동을 위해 사용할 목적으로 종교인 개인에게 지급했다면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인들은 내년 2월 연말 정산과 함께 3월까지 지급명세서를 제출하고, 5월까지 종합소득세 신고 및 근로·자녀장려금을 신청하면 된다.

종교인 과세 업무가 본격화하면서 과연 세수가 얼마나 걷힐지도 관심사다. 재정 당국은 2014년 종교인 과세를 추진할 당시 전체 종교인 23만 명의 20%가량인 4만6000명 정도를 과세 대상으로 파악하고, 연간 100억∼200억 원 정도 세수가 걷힐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그러나 종교인들이 근로자로 인정받아 근로장려금이나 자녀장려금 지급 대상이 되면서 여기에 쓰일 세금이 종교인 세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가 2013년 추계한 바에 따르면 연 소득 2000만 원 미만인 개신교 교직자가 8만 명에 달해,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근로장려금이 7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거둬 들일 세수보다 지급해야 할 지원금이 더 많아 ‘마이너스 세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승희 국세청장 역시 지난해 인사청문회 자료를 통해 “종교인 대다수가 면세점 이하여서 실제 세금 부담은 적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