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0.17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19일(水)
태극기 ‘패싱’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황성규 논설위원

“오늘 아침부터 너무 긴장하지 않습네까?” 2000년 6월 13일 오후 3시, 평양에서 첫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직전이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일정이 너무 바듯해 힘들지 않으시냐고 건네 온 평양식 인사말이다. ‘긴장하다’는 남북이 같이 쓰는 말이지만, ‘로력이 긴장하다’고 하면 일손이 달린다는 뜻이다. 마음을 죄고 정신을 바짝 차린다는 우리의 쓰임과는 전혀 다르다.

서울 표준말과 표기는 같은데 쓰임이 다른 평양 문화어는 많다. ‘일없다’는 말도 그런 부류다. 서울에서는 소용이나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북쪽 사전은, 꺼리거나 걱정하거나 할 필요가 없거나 또는 별고없이 괜찮다, 필요 없거나 싫다고 풀이한다. 분단 70년에 북한의 일상용어만 달라진 게 아니다. 헝가리를 웽그리아라고 하다가 마쟈르라고 바꾸는 등 외국의 국가 이름 표기도 우리와 다르다. 정치적 용어는 사상과 이념이 짙게 묻어난다. 원수(怨讐)를 원쑤, 휴전일을 전승절, 샛별을 노력영웅이라고 하는 데서 느낄 수 있다. 한반도를 조선반도라고 하는 북한은 ‘김일성민족’이란 말도 만들었다.

남북 정상회담은 사용 언어가 같아 다른 정상회담과 달리 통역 없이 진행된다. 그래서 용어의 진의가 중요하다. 이에 못지않게 분위기도 살펴야 한다. 국기는 훌륭한 분위기 메이커다. 18일 세 번째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순안공항에 도착한 서울의 국빈을 맞은 평양 시민들도 그랬다. 환영객들은 국기와 깃발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들 손엔 인공기와 한반도기만 있었다. 태극기는 보이지 않았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는 태극기도, 인공기도 없었다. 연도의 환영·환송객들 손에 손에는 ‘북한 상징’인 붉은 꽃다발만 있었다.

국기는 국가의 얼굴이다. 이번 평양 환영식 때 적기(赤旗)인 인공기 옆에 태극기가 설 자리는 없었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적화통일의 대상일 뿐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귀국 예정인 20일, 대통령 특별기가 순안공항을 이륙하기 전 환송식을 지켜볼 일이다. 환영식 때와 마찬가지로 태극기가 또 ‘패싱’되는지….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청해 놓고 북한 ‘당국’ 차원에서 인공기를 흔들려면 태극기도 함께 흔드는 게 의전에 맞는다. 19일 김정은이 평양공동선언 때 서울 답방을 약속했지만 그땐 어떠할까.
[ 많이 본 기사 ]
▶ ‘文정부 적폐청산 경질 1호’ 박승춘 “이념 다르다고 정치보..
▶ 잠자던 의붓딸 수차례 성폭행 ‘인면수심’ 50대
▶ 변희재 “내가 나가야 손석희 2차 피해 줄어” 석방 요구
▶ ‘13명 죽인 호랑이’ 사살 명령… 동물보호단체 반발
▶ ‘미코’ 출신 양정아, 결혼 5년만에 파경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재임 때도 30여회 조사·감사비위 단 1건이라도 있었다면6년 3개월간 재직 가능했겠나신명 다 바친 퇴직 공무원에게국가권력이 망신주기..
ㄴ 나라사랑교육 신설 ‘미운털’ 원인 된 듯
ㄴ 野 “보훈처 조사委 법적인 근거 없다”
잠자던 의붓딸 수차례 성폭행 ‘인면수심’ 50대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신체에 점이나 제거 흔적없..
문대통령 “보호주의 악순환 안돼” EU 철강 세이프..
line
special news ‘미코’ 출신 양정아, 결혼 5년만에 파경
배우 양정아(47)가 지난해 이혼했다.소속사 씨엘엔컴퍼니 측은 “양정아가 지난해 12월 이혼한 게 맞다”고..

line
‘13명 죽인 호랑이’ 사살 명령… 동물보호단체 반발
학대 의심만으로 마녀사냥…예비 신부 보육교사의..
[단독]외교부 문건서 ‘폼페이오 불만 표출’ 확인
photo_news
135일만의 판빙빙… 수척, 무표정, 관용차 이동
photo_news
‘디바’ 휘트니 목숨 지켜줄 보디가드 있었다면..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살인·근친 테마 뒤엉킨 인물관계 속 ‘히스테리컬한 욕망’
[인터넷 유머]
mark명언 mark드골 대통령의 유머
topnew_title
number ‘뒷심 부족’ 벤투호, 두골 먼저 넣고도 아쉬운..
동덕여대 알몸男 “여대라서 갑자기 성적 욕..
샌즈 투런포+임병욱 쐐기 3루타…‘넥센, 대전..
4년간 661마리 폐사… 서울대공원 ‘동물 잔혹..
매트리스 속에 숨어 4년간 형 집행 피해…미..
hot_photo
한복 입고 국감장 나온 김수민 의..
hot_photo
BTS 베를린장벽 앞에 서다…팬들..
hot_photo
3억짜리 시계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