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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21일(金)
환각제 먹은 문어, 기분 들떠서 수컷과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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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어장 문어[속초해경 제공=연합뉴스]
5억년 다른 진화 과정 겪었지만 행복호르몬 통제 방식 같아

인간과는 약 5억년 전에 갈라서 전혀 다른 진화과정을 밟아온 문어가 환각제 ‘엑스터시’에 인간과 비슷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이 약의 작용으로 반(反)사회적 독립 생활을 하는 문어가 서로 포옹까지 했다는 것이다.

21일 외신과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원의 신경과학자 귈 될런 박사는 문어를 대상으로 엑시터시로 불리는 메틸렌디옥시메타암페타민(MDMA)을 실험한 결과를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MDMA는 환각성과 중독성이 강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이 약은 행복 호르몬으로도 알려진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들뜨게 하고 외향적으로 만들며, 특히 신체 접촉에 민감히 반응하게 한다.

될런 박사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실험할 때와 마찬가지로 3개의 방이 있는 실험 공간을 마련한 뒤 가운데 방에 실험대상 문어를 두고 양쪽 방에 각각 수컷 문어와 장난감을 둬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폈다.

연구팀은 문어가 각 팔에 신경시스템이 분산돼 있는 등 5억년의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과는 전혀 다른 두뇌를 갖고있지만 경험이나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등 나름의 지능을 갖고있다는 점에서 실험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MDMA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 문어는 수컷 문어가 있는 방을 피해 장난감이 있는 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MDMA가 용해된 수조에 들어갔다가 나온 뒤에는 이완된 상태에서 수컷 문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서로 접촉까지 했다. 이 접촉은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탐색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컷 문어가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해 구멍이 있는 화분을 거꾸로 해 가둬놨는데, MDMA에 노출된 문어는 입이 있는 복부 말단까지 드러내며 팔로 이 화분을 끌어안기도 했다고 한다. MDMA를 통해 억제됐던 이른바 ‘사교적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독립적 생활을 하며 반(反) 사회적 행동을 하는 문어가 세로토닌에 작용하는 MDMA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인간과 뇌 구조는 전혀 다르지만 세로토닌을 통제하는 방식은 같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해양생물연구소의 문어 전문가인 에릭 에드싱거 연구원은 앞선 연구에서 문어 역시 세로토닌을 뇌 세포에 전달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점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인간 두뇌에 MDMA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있어 문어가 유망한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함께 MDMA나 LSD 등의 환각제가 오명을 벗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나 우울증 등의 잠재적 치료제로 연구하는데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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