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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썸랩 Pick’ 금주의 커플 & 스토리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28일(金)
볼수 없는 남편·걸을수 없는 아내…“유럽여행 매순간이 모험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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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삼열·윤현희 부부

다들 안 될 거라 했다. 하지만 떠났다. 신대륙을 찾아 나선 콜럼버스처럼. 1급 장애인 부부가 누구의 도움도 없이 9박 10일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아내는 200㎏ 전동휠체어를 타고, 남편은 아내의 목소리로 앞을 보며. 바로 윤현희(여·36)-제삼열(33) 씨 이야기다. 그리고 그걸 책(낯선 여행, 떠날 자유)으로 썼다.

책 제목처럼 마냥 낭만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고생 덕에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고 부부는 말한다. 볼 수 없는 남편과 걸을 수 없는 아내, 누군가에겐 흔한 해외여행이겠지만 이들에겐 매 순간이 모험이었다.

Q. 두 분이 떠난 첫 해외여행. 영국과 프랑스, 그것도 자유여행으로 다녀오셨네요?

현희 : 원래 주말이나 휴일에는 꼭 여행을 다녀요. 하지만 자가용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국내 여행지는 제한적이었죠. 그래서 한 번 해외로 떠나보자 결심하게 됐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현희 : 어디를 갔을 때보다 누구를 만났을 때가 더 기억에 남아요. 영국에선 여행 3일째 피커딜리 서커스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황금부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동양인, 장애인에 대한 거리낌 없이 “예쁘네, 멋지구나~”라며 아낌없이 칭찬해 줬어요. 그 환대를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Q. 여행 중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삼열 : 영국에서 프랑스로 넘어간 날이었어요. 처음 도착한 버스 역이었는데, 집시 무리를 만났죠. 처음엔 길을 알려주려는 건 줄 알았어요. 하지만 곧바로 위협적으로 돌변하더라고요. 다행히 역무원이 집시들을 쫓아내고 숙소로 가는 택시를 잡아주었어요. 위험한 순간은 매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주변의 호의가 있었던 것 같아요.

Q. 첫 해외여행 후 쓰신 책으로 두 분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어떤 계기로 책을 쓰게 되었나요?

삼열 : 처음부터 책을 출간할 계획은 없었어요. 우리끼리 간직할 무언가를 남겨두자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여행이 끝날 즈음 아내가 책을 내보는 게 어떻겠느냐 제안했어요. 여행 첫 삼일 치 내용을 모아 이곳저곳에 투고한 끝에 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Q. 남편분이 쓰셨는데 직접 눈으로 본 것처럼 내용이 생생해요.

삼열 : 10년 넘게 함께하다 보니 아내에게 설명 듣는 게 익숙해요. 냄새나 소리, 몸으로 느낀 걸 기억하는 편인데 아내가 본 것과 제가 느낀 것들이 합쳐지니 책 속 묘사가 풍성해진 것 같아요.

Q. 두 분은 어떻게 처음 만나셨나요?

삼열 : 11년 전 대학 도서관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아내는 졸업 논문, 저는 임용고시 준비 중이었어요. 둘 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졌어요. 별다른 고백 없이 만났고 그렇게 7년을 사귀었어요. 그러다 제가 임용시험 합격소식을 받은 날 결혼하자고 프러포즈했어요.

현희 : 남들이 하는 화려한 프러포즈나 결혼식은 없었어요. 부모님 도움 없이 저희 힘으로 시작하기 위해선 신혼집 마련을 비롯해 아껴야 할 게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단출하게 식사하는 정도로 식을 대신했어요.

Q. 첫 여행 후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희 : 더 용감해지고 자유로워졌어요. 돌아온 뒤부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걷지도, 보지도, 영어를 잘하지도, 돈도 많지 않지만 무사히 여행을 마쳤잖아요? 우리가 해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sum-lab@naver.com

※해당 기사는 지난 한 주 네이버 연애·결혼 주제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더 많은 커플 이야기를 보시려면 모바일 인터넷 창에 naver.me/love를 입력해 네이버 연애·결혼판을 설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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