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후보자 “南北평화협정 체결땐 정전협정 대체”

박한기, 국방위 서면질의 답변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와 배치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가 4일 “남북 평화협정 체결 전까지는 정전체제(정전협정)가 유지되며,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정전협정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가 9월 25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남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해도 두 나라 간의 합의이기 때문에 정전협정은 무효가 되지 않는다”는 발언과 배치되는 것으로, 한·미가 향후 정전협정의 법적 지위를 놓고 이견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합참의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백 의원 측은 밝혔다. 앞서 에이브럼스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사령관이 겸직하는 유엔군 사령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84호에 따라 서명한 정전협정은 “남북이 목표로 하는 평화협정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며 국제법상 남북 종전선언·평화협정이 정전협정을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또 박 후보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에 대해 “군이 실시하는 군사훈련은 우리의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요건으로, 군사훈련은 대북 적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반면 에이브럼스 지명자는 당시 청문회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를 기꺼이 바꾸려고 하는 과정에서 감행한 신중한 모험이었지만, 분명히 군의 준비태세 저하는 있었다”면서 보다 직접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9월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에 올라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그런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자는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 폭발장치를 공개하고 미사일 발사와 더불어 모의 핵탄두 기폭장치 시험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핵무기 실체가 확인되고 무기로서의 능력 검증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핵무기 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우리의 수단은 한·미 패트리엇(PAC)체계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라면서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도 현 상황에서는 연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