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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05일(金)
부정사용 논란 靑·정부의 업무추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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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4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심재철(오른쪽) 의원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올 업추비 52개기관 1880억… 유흥업 등 5개업종선 사용못해
심야시간·공휴일 지출 원칙적 금지… 증빙자료 제출 때만 허용

1994년 各기관 판공비 폐지뒤
업추비·특활비 등으로 갈라져

건당 50만원 이상 지출했을땐
상대방 소속·성명 반드시 기재

사용 내역 공개가 원칙이지만
통일 기준 없고 간략한 정보만
안보 이유로 세부사항 未공개

MB청와대 하루 1641만원
박근혜정부는 1466만원 써
現정부 하루평균 1817만원

기재부 52개 기관 감사청구
감사원, 내달초에 본격 착수

기업도 법인카드 엄격 제한
私的용도 사용땐 강경 조치


청와대와 정부의 업무추진비 사용이 적법성 논란으로 시끄럽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초 재정정보시스템을 통해 비인가 자료를 대량으로 내려받아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부처의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청와대 업무추진비 폭로와 관련 자료 입수의 불법성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규명돼야 할 중대 사안이다. 공무를 처리하는 데 쓴 비용이 기준에 어긋났다면 시비를 가려야 한다. 업무추진비 사용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심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 부처가 규정을 어기고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청와대와 정부는 모든 것을 적법하게 사용했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논란을 없애기 위해 재정자료가 유출된 37개 부처를 포함한 52개 기관의 업무추진비 집행 실태에 대해 지난달 28일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국민의 관심과 논란이 집중된 업무추진비와 관련된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어봤다.

1. 업무추진비와 클린카드

업무추진비는 요약하면 ‘공무(公務)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2018년)’에 따르면 “업무추진비를 집행할 경우 집행목적, 일시, 장소, 집행 대상 등을 증빙서류에 기재해 사용 용도를 명확히 해야 하며, 건당 50만 원 이상의 경우에는 주된 상대방의 소속 및 성명을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업무추진비는 무엇보다 용도가 자유롭다는 점에서 집행 내역 대부분이 식사나 선물 구매비 등으로 방만하게 운영될 소지가 많아 시민단체의 비판을 사고 있다.

또 기재부 예산지침에는 각 기관은 업무추진비의 적정한 사용을 위해 ‘클린카드’를 발급받아 활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카드 사용이 금지된 업종이 총 5개(유흥업종, 위생업종, 레저업종, 사행업종, 기타업종)이다. 유흥업종은 접객요원을 두고 술을 판매하는 일반유흥주점, 무도시설을 갖추고 술을 판매하는 무도유흥주점’으로 규정된다. 위생업종은 ‘이·미용실, 피부미용실, 사우나, 안마시술소, 발 마사지, 스포츠마사지, 네일아트, 지압원 등이다. 레저업종은 ‘골프장,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장, 노래방, 사교춤, 전화방, 비디오방, 당구장, 헬스클럽, PC방, 스키장’이고, 사행업종은 ‘카지노, 복권방, 오락실’, 기타업종으로 성인용품점, 총포류 판매점이 있다.

2.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는 1994년 폐지된 ‘판공비’에서 갈라져 나온 예산으로 다른 비목에 비해 용처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로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다. 중앙관서의 장은 특수활동비를 애초 편성한 목적에 맞게 집행해 부적절한 집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정업무경비 역시 예산, 감사 등 특정 업무에 실비로 지원한다. 둘 다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는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영수증 처리를 안 해도 된다. 다만 업무추진비는 50만 원 미만 지출의 경우 업무 상대방의 인적사항 기재를 면제한다. 업무추진비는 세부적으로는 ‘사업추진비’와 ‘관서업무추진비’로 나뉜다. 사업추진비는 ‘외빈초청 경비, 해외출장 지원 경비, 공식 회의 및 행사 경비, 사업 추진에 특별히 소요되는 연회비 등 제 경비’를 말한다. 관서업무추진비는 ‘대민·대 관계 기관 업무협의, 당정협의, 언론인·직원 간담회, 체육대회, 종무식 등 관서업무 수행에 드는 경비’다.

3. 업무추진비 예산규모는

정부의 내년 업무추진비 예산은 1939억 원으로 올해 1880억 원보다 3%(59억 원) 늘어났다. 지난해 업무추진비의 무분별한 남용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 10%가량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2015∼2017년까지 3년 동안 정부의 업무추진비는 2000억 원대를 넘었다.

각 기관 및 부처의 업무추진비는 대통령 비서실이 올해와 내년이 같은 72억 원이다. 대통령 경호처도 내년 예산이 16억 원으로 올해와 같다. 외교부는 올해는 185억 원에서 190억 원으로 늘어났다. 법무부는 80억 원에서 78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특수활동비는 국가정보원을 제외한 내년 예산은 2876억 원으로 올해(3168억 원)보다 9.2%(292억 원) 줄었다. 내년부터는 대법원,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방위사업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 5개 기관의 특수활동비는 폐지된다. 이에 따라 특활비가 예산에 반영된 기관의 수는 2018년 19개에서 2019년 14개로 줄었다.

4. 사용내역 정보공개 범위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의 정보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치거나 공무 수행이 현저히 어려워지는 경우, 사생활 침해 등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업무추진비 역시 공공기관 경영정보 사이트인 ‘공공기관 알리오’에서 각 기관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유관 기관 업무협의, 3건, 150만 원’ 같은 간략 정보만 공개한다. 언제 어디서 얼마를 썼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 다만 현재는 국회의원들이 ‘건별 지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 각 부처에 직접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러면 어디까지 정보를 공개하느냐는 각 부처가 정보공개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렸을 뿐 통일된 기준이 없어 논란의 여지는 있다. 현재 청와대는 과거 정부부터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안보 관련 중요 업무를 하는 청와대 고위직의 동선이 노출되면 업무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5. 前·現 정부 비교해보니

기재부 연도별 감사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2012년 사용된 청와대 업무추진비는 299억6630만 원이었다. 하루 평균 1641만 원 정도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2016년 4년간은 총 214억1100만 원으로 1466만 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업무추진비 현황은 아직 기재부 공식 자료를 통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사용 내역을 올리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현 청와대는 2017년 5월 10일부터 올해 6월까지 417일 동안 75억7693만 원을 사용했다. 하루 평균 1817만 원이다. 최근 SNS상에 ‘하루 청와대 업무추진비 이명박 768만 원, 박근혜 814만 원, 문재인 55만 원’이라는 글이 돌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6. 심야시간 사용 적법한가

기재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법정 공휴일 및 토·일요일’ ‘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비정상시간대(23시 이후 심야시간대 등)’에는 원칙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출장명령서, 휴일근무명령서 등 증빙 자료를 제출해 업무추진비 사용의 불가피성을 입증하는 경우에는 사용이 허용된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대통령 비서실은 국정운영 업무의 특성상 365일 24시간 다수의 직원이 업무 추진을 하고 있다”며 “기재부의 예산집행지침에 따라 증빙 자료를 제출받고 있고, 일일 점검 체계를 운영해 부적절한 사용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국가 주요 행사의 야간 종료, 주말 당정협의 등으로 인해 심야, 주말 지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7. 업무연관성 없으면 위법?

청와대는 업무추진비 백화점 사용 건에 대해 “각종 대내외 외빈 행사에 필요한 식자재 구입과 백화점 내 식당 등을 이용한 것으로 부적절한 집행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업무추진비는 ‘클린카드’로 불리는 정부구매카드로 쓴다. 클린카드는 의무적 제한업종인 유흥업소, 골프장, 카지노 등에서 사용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곳들은 모두 ‘기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곳들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야권 등에서는 실제로는 카드사 등록 업종만 일반음식점으로 돼 있을 뿐 사실상 주점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가 진행된다면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8. 골프장 등 사용 적법한가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지난 2일 최근 업무추진비를 골프장, 면세점 등에서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업무 목적으로 정당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내부 간담회가 길어지거나 국회에서 상임위가 열리는 날 야근을 하는 경우 심야에 사용한 것”이라며 “면세점 사용 내역은 출장 갈 때 상대국 면담 인사나 방문기관에 선물하는 경우고, 선물은 업무추진비로 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골프장·스키장에서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해서도 실제 골프장이나 스키장 내에서 세미나·워크숍 개최, 일반음식점 등을 이용한 사례로 집행지침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상록골프와 호텔을 관리하는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영 중인 정부과천청사 내 후생동(구내매점)에서 물품을 구매할 경우 카드사에서는 골프장 운영업으로 코드 관리가 돼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골프장 내 식당에서 업무 회의를 개최하고 다과비용을 지출하거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 스키장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다과비용을 지출할 때도 이에 해당한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9. 감사원 감사청구 어떻게

기재부는 지난달 28일 대통령비서실을 비롯한 52개 중앙행정기관 업무추진비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관련 검토 작업을 거쳐 감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검토 작업에 1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감사는 11월 초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관심이 높고 정부가 스스로 감사를 요청한 만큼, 감사를 요청한 모든 기관의 업무추진비에 대한 점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은 지난해 KBS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에 대해 감사를 벌인 적이 있다. 감사원은 1175만 원의 부정사용, 7419만 원의 부정 사용 의심 금액이 있다고 감사 결과를 내놨고, 이는 KBS 이사진 교체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10. 기업 업무추진비 관리

세법상 업무추진비에 대해 특별히 규정하는 사항은 없다. 과거에는 업무추진비의 일종인 ‘기밀비’ 항목이 있어 대표이사 등이 재량으로 최대 300만 원 정도까지는 별다른 지출 증빙 없이 활용해도 회사의 비용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2000년부터는 해당 규정을 아예 폐지하면서 지출의 투명성을 높였다. 기밀비는 대표이사 등이 음성적으로 자금을 만들거나 개인이 업무와 관련 없는 용도로 마음대로 쓸 수 있었던 탓에 부정부패로 연결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후 기업에서는 판매비와 관리비, 접대비 등 업무추진비를 활용하는 모든 경우에 집행 목적, 일시, 장소, 집행 대상 등을 밝히도록 요구한다. 또, 건당 50만 원 이상 등 회당 액수가 큰 경우에는 집행 상대의 소속과 성명 등 더욱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도록 의무화하기도 한다. 회계 처리를 위해서는 5만 원 이하 금액은 영수증,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세금계산서를 요구하는데, 이 같은 증빙 없이 사용된 업무추진비는 이를 사용한 근로자의 급여에 추가돼 근로소득세 계산 시 합산된다.

박민철·최재규 기자 mindom@munhwa.com
e-mail 박민철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박민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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