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압박에… 사우디 “카쇼기 의혹, 공동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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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 에르도안 전화통화 합의

英·佛·獨 진상규명 공동 성명
사우디 투자설명회 보이콧까지
사우디 증시 장중 7% 급락도

반정부 언론인 살해 의혹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국제사회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 외교장관이 사건 조사 촉구 서한을 발표한 데 이어 사우디가 주최하는 투자설명회에 거물급 인사들이 불참선언을 하자 사우디 정부가 공동수사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3개국 외교장관은 1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실종된 사우디 유력 언론인 자말 카쇼기(59·사진) 피살 의혹과 관련해 사우디 정부에 ‘신뢰할만한 조사’를 촉구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교장관,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카쇼기의 실종과 관련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신뢰할만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관련이 있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맥락에서 사우디와 터키에 공동의 노력을 권고하며, 사우디 정부의 완전하고 상세한 반응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3국 외교장관은 관련 내용을 사우디 당국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전날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카쇼기 실종에 사우디의 책임이 있다고 밝혀지면 “엄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리엄 폭스 영국 무역장관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개최한 투자설명회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참석을 보류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이들 외에도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 등이 불참을 선언했고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비아콤의 밥 배키시 CEO, AOL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케이스 등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리야드증권거래소(타다울)의 종합주가지수는 14일 한때 7%까지 떨어졌다가 3.5%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지난 2일 카쇼기는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려고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기고문 등을 통해 예멘 내전 개입, 카타르 단교, 이란 대응 등 사우디의 대외 정책뿐만 아니라 ‘실세’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등 왕실 최상층부도 비판했다. 카쇼기가 사우디 왕실 지시로 암살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우디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살만 빈 압둘라지즈 사우디 국왕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공동조사단 구성에 합의했다. 살만 국왕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사건조사를 위한 공동조사팀 구성에 동의했다.

살만 국왕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누구도 사우디와 터키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뉴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도 양국 관계를 강화하려는 살만 국왕의 열망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러나 사우디는 이날 성명을 통해 “왕국은 경제적 제재든, 정치적 압력이든, 아니면 거짓 의혹 제기든 협박이나 우리를 해치려는 시도는 그 어떤 것도 결단코 용인하지 않을 방침임을 확언하는 바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