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韓, 美와 연락유지도 신경 안 써”

“한·미, 北核정책 마찰 커져
피란민 아들 文, 평화 우선”

로이터 “남북협력 정책 등
美, 연기·변경하려 할 수도”

미국 워싱턴에서 남북 경제협력과 군사합의 등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한·미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놓고 한국과 미국의 언쟁(wrangle)마찰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은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은 제재를 완화하고 북한을 고립에서 벗어나게 해야 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WSJ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대북제재 정책을 지지하는 미국 당국자들은 남북의 데탕트 속도에 우려감을 느끼고 있고 자칫 워싱턴의 비핵화 협상 지렛대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미국 외교관은 “한국은 미국과 연락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미는 대북정책 접근법에서도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WSJ는 “피란민의 아들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선순위는 북한과의 평화”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설전을 벌이고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이 문 대통령을 현재의 데탕트 정책에 나서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미국의 우선순위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로 북한이 지난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증명하면서 대북강경파를 중심으로 북한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남북밀착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동아시아 전략 분석가인 고든 창은 최근 폭스뉴스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너무나 친북적이고 위험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북정책에서 한·미 공조체제가 흔들리면 한·미동맹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로이터 통신은 18일 “워싱턴과 서울 모두 공개적으로는 평양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서로 같은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와 경제적 관계 복원 상황을 놓고 불협화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 관련 합의가 실질적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나오고 있고, 문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제재 완화를 공공연하게 외치고 있어 오히려 대북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