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비판 고법부장 기사 SNS에 띄운 靑민정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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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밤샘수사’ 관행 비판
조국, 페이스북에 공유 논란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검찰의 무리한 밤샘수사 관행에 대한 비판 글을 법원 내부망에 올린 가운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9일 강 부장판사를 비난하는 기사를 자신의 SNS(사진)에 공유해 파장이 일고 있다.

조 수석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성 장충기에 아부 문자 보냈던 현직 고위판사가 사법 농단 수사 검찰을 공개 저격했다’는 제목의 한 언론사 기사를 공유했다. 강 부장판사가 지난 16일 코트넷에 검찰의 밤샘 수사 관행에 대해 올린 글을 비판하는 기사다. 강 부장판사는 “고문하는 것과 진배없는 것”이라며 “밤샘수사 결과물이라 피의자 신문조서가 증명력이 없다고 무죄 선고하면 그 다음 날부터 한국의 수사 관행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부장판사는 2007년 등 과거에도 꾸준히 검찰의 고질적인 수사 문제점을 일반론적으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시점’을 문제 삼으며 강 부장판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밤샘 조사를 받은 직후 글을 올렸다는 점을 엮은 것이다.

이날 조 수석이 강 부장판사를 저격한 기사를 공개적으로 링크한 사실 자체가 더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민정수석은 사정을 총괄하는 자리인데, 강 부장판사의 발언을 비판하는 기사를 공개적으로 내건 것은 수사기관에 ‘이 사람을 눈여겨봐라’며 일종의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사정 총괄직인 민정수석의 언행 하나하나가 수사 지휘 내지는 가이드라인 설정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법원 관계자는 “민정수석의 이 같은 행보는 사법부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