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만 3조4654억원… 韓 증시서 연일 돈 빼는 외국인

- 코스피 ‘2%대 급락’ 출발

美증시급락에 원화가치 하락
원·달러 환율, 장중 1136.2원

미국 증시의 공포감이 국내로 전이되고, 올 3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6%로 집계되는 등 경기 하락 흐름도 뚜렷해지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25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041억 원 규모의 순매도 추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 23일 5624억 원, 24일 3309억 원을 순매도하는 등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연일 빼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지난 24일까지 총 3조4654억 원의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코스닥에서는 860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7거래일 만에 매수로 돌아섰다. 다만, 공포 심리에 휩싸인 개인이 1992억 원을 순매도하는 탓에 저가 매물을 외국인이 흡수하면서 반짝 매수세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환율 역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32.3원)보다 3.9원 오른 1136.2원을 나타내고 있다. 밤사이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폭락한 영향을 받았다.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투매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에 원화 가치 역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전날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원화는 달러당 1138.5원에 최종 거래됐다.

SK증권은 “내년까지 달러 강세 압력 유지와 그로 인한 신흥국 불안을 전망한다”며 “이 2가지 요인으로 인해 현재 1130원 선인 원·달러 환율이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빠져나가는 것은 대외 여건의 불안정성도 있지만 새로운 악재가 아닌 만큼, 국내 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근본 원인은 시장 참여자들의 자신감 상실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최재규·박민철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