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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썸랩 Pick’ 금주의 커플 & 스토리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26일(金)
전신마비 아버지 손잡고 입장한 신부… 눈물바다 된 병원 야외예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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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희·남윤혁 부부

3년 전 대전의 한 병원 야외 테라스. 평소 같으면 잠깐 외출을 만끽하려는 환자들로 북적이던 이곳에 흰색 버진로드가 깔렸다.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후 12년째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위해 신부가 된 딸이 준비한 결혼식이었다. 환자복에서 양복으로 갈아입은 아버지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버진로드 위에 섰다. 카네이션 부케를 든 신부는 손을 움직일 수 없는 아버지를 대신해 아버지의 손을 들어 맞잡았다. 신부 안상희·신랑 남윤혁 커플의 ‘병원 결혼식’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버지는 처음엔 병원 결혼식을 반대했다고 한다. 혹여 딸이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돼서다. 하지만 아버지를 꼭 식장에 모시고 싶은 딸은 병원에 양해를 구하고 결혼식을 준비했다. 가족과 소수 지인만 참석한 결혼식이었지만, 당일 병원 관계자들과 환자들은 기꺼이 그들의 하객이 돼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아버지는 딸의 곁을 떠나기 전까지 그날의 기억으로 행복해했다고 한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스물한 살이 되던 해 추락 사고 때문에 전신마비로 12년 넘게 병원 생활을 하셨어요. 당시 동생들은 초등학생이었고, 일찍부터 어머니가 안 계셔서 이미 동생들에게 엄마 노릇을 하고 있었거든요. 아버지께서는 병원 결혼식을 올린 후, 1년 뒤 저희 곁을 떠나셨어요.”

두 사람의 ‘병원 결혼식’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이에게 알려졌다. 특히 그녀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아버지의 손을 꼭 잡는 사진은 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해야 하는데 눈물이 터져서 아버지를 차마 못 보겠더라고요. 전신마비가 되신 아버지께서는 움직이실 수가 없으셔서, 아버지께서 제 손을 잡아주시는 게 아니라 제가 힘없이 떨궈진 아버지의 손을 잡아 올려야 했어요. 아버지의 손은 딱딱하게 굳었고,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 따뜻하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입장하려고 아버지의 손을 잡자마자 눈물이 났어요. 맞은편에서 저를 본 남편도 그때부터 눈물이 터졌더라고요. 사진을 볼 때마다 그때 아버지 손의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아 뭉클해요.”

결혼식은 ‘어버이날’이 있던 주 주말이었다. 이 또한 아버지를 위한 안상희 씨의 효심이 담겨 있다.

“아버지를 위한 결혼식이잖아요. 그리고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서 부케와 부토니에는 카네이션으로 만들었어요. 그날의 모든 것은 아버지를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결혼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바다였다고 했다. 신랑, 신부, 가족, 하객, 병원 관계자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결혼식 도중에 남편과 단상 앞에서 하객을 마주 보고 인사를 드리려고 서 있는데, 남편이 병원 건물 위를 가리켰어요. 층층이 많은 환자분과 간호사님들이 창문가에 서서 저희에게 손을 흔들며 축하해주셨어요.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제 인생에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거예요.”

아버지는 결혼식 내내 울지 않았다고 했다. “좋은 날인데 왜 우냐”며 오히려 밝게 웃었다.

“결혼식 사진 속 아버지는 전부 웃는 얼굴이에요. 저는 그게 좋았어요. 아버지가 우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더라면 볼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플 것 같았거든요. 아버지도 저에게 행복한 모습으로 남고 싶으셔서 그렇게 웃어주신 것 같아요.”

3년이 흐른 지금 두 사람에게 병원 결혼식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힘들고 흔들리는 순간이 있을 때마다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면 견딜 수 있었어요. 아무런 가식 없이 진실된 마음만이 가득했던 저희의 소중한 결혼식을 말이죠. 그리고 현재 저희는 귀여운 아들의 부모가 됐답니다.”

sum-lab@naver.com

※ 해당 기사는 지난 한 주 네이버 연애·결혼 주제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더 많은 커플 이야기를 보시려면 모바일 인터넷 창에 naver.me/love를 입력해 네이버 연애·결혼판을 설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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