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고집 탓 … 기업 ‘온실가스 감축’ 부담 7兆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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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電줄이면 탄소배출량 늘어
“文정부, 앞뒤 안 맞는 정책 펴”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정하면서 국내 감축 비용은 9조5000억 원, 기업 부담은 7조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의 비율을 높여야 달성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지만, 반대로 원전 비중은 급격히 줄이면서 탄소 배출량이 늘어 국민 부담과 기업 부담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25일 열린 환경부 대상 국감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동철(바른미래당·광주 광산)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7월 국정과제로 선정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으로 국내 온실가스 누적 감축량이 4억3275만t 증가해 15년간 국민과 기업이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이 무려 9조5205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015년 새로운 기후체제 합의문인 ‘파리협정’이 채택됐고, 우리나라는 2030년 온실가스를 전망치보다 37%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이를 지키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기업들은 회사가 보유한 배출권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해야 할 형편이면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배출권 시장에서 이를 더 사야 한다. 수정안의 핵심 내용은 2015년 발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37%)를 그대로 유지하되, 국내 감축을 기존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25.7%(2억1880만t)에서 32.5%(2억7650만t)로 5770만t 늘리는 것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산업부문 감축률이 기존 산업부문 배출전망(4억8100만t)대비 11.7%(5640만t)에서 20.5%(9860만t)로 2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나는 국내감축분(5770만t)의 73%인 4220만t을 산업부문에서 감당해야 하고, 이를 비용으로 따지면 기업 부담이 15년간 총 7조 원이나 추가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유연탄을 쓰지 말아야 하는데 이는 철강 생산을 포기하라는 의미”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일본의 2030년 산업부문 감축 목표는 2800만t. 한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 대비 3.5배가량 온실가스 감축을 해야 하고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됐다.

더욱 큰 문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원전 비중을 늘려야 하는 이유는 원전이 석탄 발전이나 LNG 발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이 월등히 적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에서 18%로 줄이겠다면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기존보다 높은 37%로 결정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2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기술이나 비용적인 한계가 있고, 각종 민원과 규제로 민간에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도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배출계수가 높은 석탄 발전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11.4% 증가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나 탈원전 정책은 뒤죽박죽이고 앞뒤가 안 맞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