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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16일(金)
‘삭간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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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 내 대표적인 미신고 미사일 기지로 지목한 ‘삭간몰(Sakkanmol)’의 지명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이름으로는 생소한 데다 그동안 거론되지 않은 지명이기 때문이다. 황해북도 황주군에 있다는 삭간몰은 현재까지 공개된 지도를 찾아봐도 지명이 나오지 않는다. 황주군은 대동강 하류 연안에 있는 군으로, 북쪽으로는 평양시 상원군, 남부는 사리원시 등과 맞닿아 있다. 일부 언론에서 이를 ‘삿갓몰’로 보도한 바 있지만, 실제 삿갓몰은 평안남도 남포시에 있어 삭간몰과는 다르다. 조선향토대백과 사전에 따르면 평양시 역포구역 세우물리 큰길 옆에 있는 마을 이름이 ‘삿갓몰’이다. 삿갓 모양의 못이 있어서 유래됐다고 한다.

탈북민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15일 “황주에서 최근 탈북한 인사들에게 물어봤는데, 삭간몰은 처음 들어 본다고 했다”면서 “아마 일본강점기 때나 해방 이후에 불린 이름으로 추정될 뿐”이라고 밝혔다. 탈북 외교관인 고영환 교수도 “황주 미사일 기지 근처에 삿갓 모양의 산봉우리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 봤는데, 삭간몰이라는 지명은 처음 듣는다”며 “아마 삿갓 모양의 봉우리 머리를 삭간몰로 미국 측이 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짐작했다. 한국 정부도 부르지 않는 이름이 미국에서 사용되는 것을 보면 6·25전쟁 당시 미군들이 현지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 기록한 이름을 정보 당국이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도 추정된다. 삿갓 마을을 미군들이 영어로 표기하면서 ‘삭간몰’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기지는 한·미 정찰 당국이 이미 2000년 초반부터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2월에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시험장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김정은은 개성공단 폐쇄 및 자산 몰수를 선언했고, 같은 해 3월 10일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기지에서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를 향해 발사하는 장면을 참관했다. 삭간몰 기지는 서울에서 북서쪽으로 135㎞,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쪽으로 85㎞ 떨어진 곳에 있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기지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우리 안보에는 위협적이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별것 아닌 것처럼 대응하는 청와대 대변인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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