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에 연료·공기 데워 시동걸고 버려지는 熱모아 실내 후~끈하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맹추위 견디는 자동차 기술

추운 날씨엔 배터리 성능 저하
전기車, 폐열 활용 기술 장착

스마트폰 앱 통해 원격 시동
좌석·핸들도 따뜻하게 조절

사계절용 타이어 눈길엔 취약
접지력 높은 윈터타이어 필요

추위가 일찌감치 찾아오면서 혹한에 견디는 자동차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혹독한 추위에도 차를 운행하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자동차를 만들 때 엔진, 변속기 등 핵심 부품에 대해 영하 40도를 밑도는 가혹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거친다. 따라서 국내에서 저온으로 인해 자동차를 모는 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설명이다.

◇디젤차에 적용된 혹한 대비 기술 = 자동차업체들은 저온으로 인해 디젤엔진이 작동되지 않는 사례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불꽃점화방식인 가솔린엔진보다는 압축점화방식인 디젤엔진에서 겨울에 시동이 안 걸리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큰 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맹추위 속에서도 디젤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기술이 적용돼 있다. 대표적인 기능이 냉각수 가열식 보조 히터인 글로(Glow) 히터, 공기 가열식인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히터, 연료 히터 등이다. 글로 히터는 엔진 실린더 블록을 데워준다. PTC 히터와 연료 히터는 각각 공기와 연료의 온도를 높여 디젤 엔진이 혹한에서도 정상 작동하도록 도와준다. 이 외에도 디젤차는 연소실 온도가 가솔린차보다 낮기 때문에, 연소실 온도를 높게 유지하고 착화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는 예열플러그를 장착하고 있다. 시동을 걸 때 계기판에 돼지 꼬리 모양 램프가 켜지지 않거나, 시동이 걸리고 한참 지나서 켜질 경우 예열플러그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으므로 점검해야 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생산되는 자동차들은 혹한에 견딜 수 있는 다양한 최신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겨울철에는 자동차의 부동액 농도 등이 영향을 받고 배터리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철저한 점검 등을 통해 차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자료사진

◇겨울철 전기차용 히트 펌프 시스템 = 기온이 떨어지면 배터리 효율성도 같이 떨어진다. 2차전지(충전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전지)는 온도가 낮아지면 내부 화학반응으로 인해 전해액의 이동 및 반응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든 리튬폴리머 배터리든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겨울철 배터리 효율성 저하는 어쩔 수 없지만, 효율 감소 폭을 줄이는 기술이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다. 바로 전기차용 ‘히트 펌프(Heat Pump)’ 시스템이다. 전기차용 히트 펌프 시스템은 냉방을 할 때는 에어컨과 동일하게 냉매 순환 과정에서 주위의 열을 빼앗아 차가운 공기를 만들지만, 난방으로 작동할 때는 냉매 순환 경로를 변경해 기체 상태의 냉매가 액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자동차 난방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기존 전기차는 난방을 위해 별도의 고전압 전기 히터를 사용했다. 이와 달리 히트 펌프 시스템은 냉매순환 과정에서 얻어지는 고효율의 열과 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전장(전자장비) 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廢熱)까지 활용하기 때문에 전력을 절약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에 도움이 된다. 현대차 아이오닉 전기차(EV), 기아차 쏘울 EV 등에 이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각종 겨울철 편의 기능 = 겨울에 자동차에 오르면 좌석은 싸늘하고, 실외에 주차해둔 차라면 운전대까지 손이 시릴 만큼 식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기능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리모트 스타터(Remote Starter)’ 기능이다. 현대차의 블루링크, 기아차의 유보 등 커넥티드카 시스템을 활용하면 시동뿐 아니라 온도조절까지 원격으로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운전석과 동승석에만 적용되던 열선 시트(Seat)가 요즘에는 뒷좌석에도 적용되고 있고, 운전대를 따뜻하게 데우는 ‘히티드 스티어링 휠’ 기능도 일반화되고 있다.

◇안전을 지키는 겨울 타이어 = 일반적인 온도와 습도에서 사용하는 사계절용 타이어는 낮은 기온이나 눈이 내린 도로 및 빙판에서 접지력이 떨어질 수 있다. 눈길이나 빙판에서의 접지력을 높인 윈터 타이어가 더 바람직하다. 눈이 쌓여있는 길보다 제설작업 후 젖은 상태인 노면 환경이 더 많기 때문이다. 특히 윈터 타이어는 눈길과 빙판길 외에 낮은 온도의 노면에서 제 성능을 내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주로 운행하는 시간대 온도가 7도 이하가 되는 시기부터 윈터 타이어를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