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미국車 관세 40%→15% 인하…무역협상 ‘속도’

WSJ “류허 부총리 訪美 예정”

美는‘中통신사 규제’조치예고
화해 국면 속 악재될까 우려도

미국과 중국이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태 속에서도 양국 무역 대표들이 통화하고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하는 등 무역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이번 주에 중국의 해킹 및 경제적 스파이 행위를 기소하고 중국 통신업체를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부활하는 등 대(對)중국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무역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2일 외신 및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11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이끄는 류허(劉鶴) 부총리가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전화통화로 다음 무역협상 추진을 위한 일정표와 로드맵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류 부총리가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새해 워싱턴DC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일부 중대 발표를 기다려라!”고 말했다.

WSJ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40%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류 부총리가 미국 협상 대표단과의 통화에서 적용 시기를 명시하지 않은 채 이런 의향을 밝혔다는 것이다. WSJ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90일간의 휴전 합의 일환으로 중국이 첨단 분야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 계획에 대한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 형성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미국의 조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미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안에 미국의 무역 기밀 및 고급 기술을 절취하고 미 정부 및 기업 컴퓨터를 위태롭게 하는 중국의 지속적 시도에 대한 일련의 ‘행동’을 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중국 정보기관을 위해 장기간 미국 네트워크를 상대로 스파이 행위를 해온 여러 명의 해커에 대한 기소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산 수입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상무부 규정, 중국 기업들의 (미국산) 통신 부품 취득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행정명령 부활 등이 금주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시 주석이 다음 주 중국 공산당과 정부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경제공작회의를 개최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감세와 재정확대 등 모두 4조 위안(약 655조 원) 규모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