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볼 수 있다면 어디든지”… 전 세계 팬 모여 ‘K-팝 축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상 수상 소감을 밝히며 눈시울을 붉힌 BTS.

현장에서 본 ‘2018 MAMA’

BTS, 올해의 가수상 등 ‘9관왕’
워너원·세븐틴 등으로 세대교체
SM · YG 아티스트 1팀도 없어

세계 200여곳 · 3200만명 시청
시장 다변화하고 팬층 두꺼워져

“BTS를 볼 수 있다면 어디든 따라갈 겁니다.”

한국, 일본, 홍콩 등 3개국에서 열린 ‘2018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의 마지막 시상식이 열린 14일 홍콩 아시안월드엑스포아레나(AWE). 공연 시작은 오후 7시, 그에 앞서 오후 5시부터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됐지만 팬들은 일찍부터 AWE 주변을 가득 메웠다. 아시아의 허브라고 할 수 있는 홍콩에서 열려 아시아 팬들이 몰린 예년과 달리 올해는 서양에서 온 여성팬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왔다는 줄리아는 “매년 12월이 되면 대규모 세일이 시작되는 홍콩을 자주 찾는데, 홍콩에서 열리는 MAMA에 BTS(방탄소년단)가 참석한다는 것을 알고 일정을 맞췄다”며 “BTS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고 싶은데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매우 많다”고 전했다.

AWE 주변은 팬덤의 각축장이었다. BTS뿐만 아니라 워너원, 세븐틴 멤버의 사진과 그룹명이 담긴 플래카드와 야광봉을 흔드는 이들이 한데 모여 장관을 이뤘다. 스타들을 태운 차량이 들어가는 길목과 주차장 근처에도 그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일명 ‘대포 카메라’(전문가용 DSLR 카메라)를 든 팬들이 즐비했다. 누가 탄 차량인지 몰라도 커다란 검은색 밴이 지나갈 때마다 그들은 환호했다. 워너원 멤버의 모습을 포함한 각종 MD를 팔고 있는 노점상도 눈에 띄었다.

중국에서 왔다는 20대 여성은 “중국 내에서는 (한한령의 여파로)K-팝 스타를 직접 보기 힘들어 이곳까지 찾아왔다”며 “BTS를 좋아하는데 수많은 아미(공식 팬클럽)와 함께 이곳에서 함께 응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4일 ‘2018 MAMA’가 열린 홍콩 아시안월드엑스포아레나에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각지에서 온 팬 1만 명으로 가득 찼다. CJ ENM 제공

AWE가 수용할 수 있는 관객은 약 1만 명. 하지만 시상식이 시작된 후에도 공연장 앞에는 엄청난 인파가 운집해 있었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했지만 시상식의 열기를 느끼고, 공연장 주변에 설치된 각종 체험관에서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접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기자가 공연이 진행되는 도중 주변 취재를 위해 밖으로 나오자 2명의 여성팬이 곁으로 다가와 “입장권을 줄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한차례 검표된 입장권으로 슬쩍 재입장해보려는 요량이었다.

열심히 표를 구하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다는 홍콩 10대 여학생 우줘옌은 “현장에서 암표라도 사고 싶었으나 그런 표조차 없었다”며 “공연장에는 들어갈 수 없었으나 다행히 레드카펫 티켓은 구해 오빠들을 가까이서 봐서 기뻤다”고 웃었다.(MAMA는 레드카펫 출입 티켓을 따로 판매한다.)

2018 MAMA의 키워드는 ‘세대교체’였다. 올해 10주년을 맞기 전까지 MAMA의 대상은 SM,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가 대상 중 하나인 ‘올해의 노래상’을 받았을 뿐, SM·YG 소속 아티스트는 1팀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 빈자리는 ‘올해의 가수상’ ‘올해의 앨범상’ 등 2개의 대상을 포함해 총 9관왕에 오른 방탄소년단이 메웠다. 워너원, 세븐틴, 모모랜드 등의 약진도 돋보였다. 이는 K-팝 시장이 다변화되고, 각 그룹을 응원하는 팬층이 두꺼워졌다는 방증이다.

한편 지난 10년간 명맥을 유지해온 MAMA는 지난해까지 총 250팀의 아티스트가 출연해 128개 콘셉트의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총 285팀이 수상했다. 전 세계 186개 지역에 중계됐으며 총투표수 약 3억5000만 건, 동영상 조회 수 190억 건 등의 기록도 세웠다. 올해는 Mnet과 아시아 주요 지역 채널에서 동시 생중계됐으며, Mwave·유튜브·네이버TV·V live 등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200여 개 지역으로 방송돼 32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시간 문자 투표 1335만 건을 기록했고, 3개국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4만 관객이 몰렸다.

홍콩 =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