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또 性구설수… “고교시절 가정부 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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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도중 성추행 사실 공개
“사임하라” “역겹다” 비판확산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이 10대 시절 가사도우미를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30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키다와판시에서 열린 가톨릭 교회를 비판하는 집회에 참석한 연설에서 자신이 고등학생 시절 가사도우미를 상대로 한 ‘비행사실’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가정부가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서 담요를 들춰내고 속옷 안에 손을 넣었다”며 “가정부가 깨어나 곧 방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장실로 갔다가 재차 이 같은 시도를 했다고 밝히며 후에 가톨릭 사제들에게 고해성사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의 야당과 인권단체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했다. 여권 신장을 위한 필리핀 정당 가브리엘라는 성명을 내고 “그의 발언은 그 자신뿐 아니라 그가 공정하고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믿었던 수많은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그는 당장 사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권 단체 ‘걱정하는 교사들의 동맹’의 대변인도 “역겹다”고 비판했고, 노동자 권익 신장 단체들도 “대통령의 비열한 행위와 발언을 일반화하는 것은 국내의 가사도우미들을 포함해 모든 여성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변인인 살바도르 파넬로는 “대통령은 고등학교 시절 자신과 친구들에게 가해진 성적 학대를 극적으로 묘사한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시 연설 도중 어린이들을 성추행한 가톨릭 교회에 대해 ‘가장 위선적인 곳’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고등학교 시절 자신과 친구들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주 여성과 관련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운동 당시에도 필리핀 교도소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사망한 호주 선교사에 대해 강간하고 싶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두테르테는 공식 연설에서 “아름다운 여성이 많으면 성폭행 사건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했으며, 지난 6월 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뒤 자국 교민행사에서 여성에게 갑자기 키스해서 비난을 받았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