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日은 ‘중앙 권고-지역 결정’ 이원화로 갈등 완충

- 최임위 日출장 보고서

중앙 권고안 법적구속력 없어
지방심의회 현실 고려해 조정
공익위원 중립성은 최대 보장

정부가 7일 최저임금 결정구조개편 초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에선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가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원화의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다단계 결정구조를 통한 책임분산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작성한 ‘최저임금 제도 관련 일본 출장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가 민감한 주제에 대해 권한과 책임을 분산시킴으로써 상호 양보하면서도 주체별로 명분과 실리를 확보할 수 있는 기제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최임위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일본을 방문, 현지 최저임금제도를 조사했다.

일본의 최저임금 결정 구조는 중앙과 지역의 이원적 구조로 나뉜다. 후생노동성(한국의 고용노동부)에 꾸려진 중앙최저임금심의회는 전국 47개 도도부현(한국의 광역자치단체에 해당)을 A·B·C·D 4개 등급으로 구분해 각 등급 지역별 최저임금 인상액을 권고한다. 대신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도도부현 지방최저임금심의회는 중앙심의회의 권고를 토대로 지역 실정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최종 결정 참여 당사자들의 부담을 분산시켜 갈등을 줄이려는 취지다.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방안은 최임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종 결정 참여 당사자들의 부담을 분산시킴으로써 갈등을 줄인다는 점에서 일본의 최저임금 결정구조와 비슷하다.

일본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의 중립성 보장이 갈등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이 공익위원을 임명하지만, 공익위원은 후생노동성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공익위원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 후생노동성 측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노사위원의 반발이나 퇴장 등 극단적인 갈등이 없으며,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있더라도 최종적으로 공익위원 의견을 수용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최임위는 노·사·공익 대표(9명씩 총 27명)의 논의를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되, 정부가 공익위원 전원을 추천한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