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비 노리고… 직장동료 아들 살해한 30代 무기刑 확정

대법 “무기한 격리 판단 옳아”

보육비를 노리고 직장 동료의 네 살배기 아들을 데려가 때려서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영리약취·유인, 사기,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모(31) 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안 씨는 2016년 10월 2일 같은 세차장에서 일하며 아내 없이 혼자 아이(당시 4세)를 키우던 A 씨에게 “좋은 보육시설에 데려다주자”고 제안해 아이를 데려갔다.

안 씨는 자신의 집과 모텔에서 사흘간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상습 폭행해 머리 등에 치명상을 입히고는 그대로 버려둬 뇌출혈로 숨지게 했다. 범행을 감추기 위해 낙동강의 한 다리 밑에서 음식물쓰레기와 함께 시신을 태워 암매장한 혐의도 받았다. 안 씨는 이후에도 A 씨에게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냈다고 태연하게 거짓말하며 2016년 12월부터 6개월 동안 143만2000원의 보육비까지 받아 챙겼다.

1심은 “안 씨가 아이를 살해하고도 보육료를 받아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A 씨가 아들을 인신매매한 것처럼 이야기해 주거 전체와 소유차량에 대한 혈흔반응 검사까지 받는 수모를 겪게 했다”며 “무기한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참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이라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안 씨 측 항소에 대해서도 2심은 “A 씨를 기망·현혹해 아이를 유인했고, 안 씨의 주장대로 폭행·협박 등 수단을 쓰지 않았어도 안 씨가 사실상의 힘을 사용한 것은 명백하다”고 1심과 판단을 같이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