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출판기념회에서 이구열(가운데 앉은 사람) 소장과 최종태(왼쪽부터) 조각가, 정철진 출판인,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이동표 화가, 손기상 언론인,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지호 방송인, 박광진 화가, 권상능 전 한국화랑협회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트 인 컬처 제공
이구열 한국근대미술硏 소장
미수기념문집 ‘청여산고’출간
“박수근 선생은 말씀 없이 묵묵히 작업만 하는, 전형적인 강원도 분이었어요. 그래도 저와는 가끔 깊은 대화를 나누시고는 했는데 종종 대폿집에서 뵙기도 했죠.”
‘원조 미술기자’ 이구열(87) 한국근대미술연구소 소장이 미수기념문집 ‘청여산고(靑餘散稿) 1, 2권’을 출간했다. ‘청여’는 이 씨의 호이며, ‘산고’라는 표현처럼 책에는 이 소장이 신문, 잡지, 학회, 간담회, 세미나 등 다양한 매체와 기회를 통해 발표한 원고 중 100편이 담겨 있다.
미술평론가의 평론집과 다르게 취재 현장이 반영된 책은 ‘근현대 현장미술사’를 방불케 한다. 고희동, 박래현,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장발, 도상봉, 오지호, 문신, 이쾌대, 이대원, 나혜석, 이인성, 오세창, 이성자…. 책에는 그들에 대한 작품론과 함께 다채로운 일화가 실렸다.
황해도 연백 출신으로 한때 화가를 선망했던 그는 1959년 27세에 민국일보에 입사하며 미술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 소장은 “원래 미술과 문학을 좋아해, 미술에 발을 담그게 됐고 (거북 구) 이름 때문인지 몰라도 꾸준히 한 길만 걷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워낙 미술 관련 자료가 없던 시절이어서 작가의 예술적 성과나 내면적 깊이를 소개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열심히 취재하고 컬럼을 썼다”고 설명했다. 우리 근현대 미술사에 끼친 이 씨의 공은 지대하다. 편집·출간을 주도한 김복기(경기대 교수) 아트인컬처 대표는 “리움미술관의 한국기록보존연구소에 소장된 ‘이구열 카드’만 무려 4만3000여 점이며, 이구열 소장이 작성한 박수근 작품 목록 100여 건은 오늘날 카탈로그 레조네의 원조”라고 평가했다.
요즘 현대미술에 대한 이 소장의 생각은 어떨까. “우리 미술계를 이끌어온 원로나 대선배들이 너무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에 펴낸 제 책이 조금이나마 젊은이들에게 그분들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이경택 기자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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