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생산·소비 ‘빨간불’…위기감 확산

지난해 성장률 6.6% 그쳐

무역흑자 전년比 16.2% 감소
車판매도 28년만에 줄어들어

지방정부·기업 막대한 부채탓
대규모 경기부양도 어려울듯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6%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의 생산·소비·수출 등 각종 지표 침체가 본격화된 가운데 올해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노출되면서 중국 경제가 더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6%로 잠정 집계되면서 중국 안팎의 위기의식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중국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각종 지표의 뚜렷한 침체가 나타났고,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12월 수출은 4.4% 감소했고, 지난해 연간 무역흑자도 전년 대비 16.2% 감소해 5년 만에 가장 적었다. 무역전쟁 여파로 수출 둔화가 가시화됐고 지난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전 대거 수출 물량을 앞당긴 결과 올해 수출은 급전직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생산도 급격히 위축돼 지난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보다 0.6 내린 49.4로 집계했다. PMI는 기업경기 체감 지표로 50을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소비 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어 지난해 중국 승용차 판매량이 28년 만에 처음 감소한 데 이어 최근 부동산 경기도 내려앉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은 6%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이보다 훨씬 낮은 3∼5%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은 6.0∼6.3%에 그칠 전망이며, 실제 성장률은 이러한 전망치의 절반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중국이 58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재정 투입을 통해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지방정부와 기업의 막대한 부채 때문에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로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설 수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부채 규모는 GDP 대비 25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22일부터 25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리는 제49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도 침체 상태로 진입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미래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9회 WEF에서 중국 경제가 무역분쟁과 유럽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 여러 이슈 중 가장 긴급한 현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다보스포럼 주제는 ‘세계화 4.0: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구조 형성’이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로 논의해야 할 사안은 중국 경제라는 것이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