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당대표 경쟁 본격화한 한국당의 ‘保守 가치’ 확립 과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오는 2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경쟁이 본격화·구체화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도전을 29일 공식 선언했고, 홍준표 전 대표는 30일 오후 출판기념회를 통해 출마를 공식화하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31일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심재철·정우택·조경태·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 등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할 예정인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이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인 한국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정상 체제 전환 차원을 넘어야 한다. 보수(保守) 정당의 정체성마저 흔들려왔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고히 하면서 ‘보수 가치’를 분명하게 정립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그 과제의 실현을 위한 현실적·실천적 방안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국가에 대한 헌신과 투철한 책임감, 자유와 자율, 대의민주주의와 법치 등 보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비전을 내놓는 일은 필수다.

핵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 편을 드는 대북 정책, 동맹 약화, 폐해가 심각한 소득주도 성장과 탈원전 등 문재인 정부 실정(失政)에 대해 강력 비판하는 한편, 합리적 정책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보수 세력 통합을 위해 친박·비박 갈등의 핵심 원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한 입장도 정리해야 한다. 시대착오적 이전투구, 상대에 대한 흠집내기 등은 국민 신뢰에서 더 멀어질 뿐이다. 리얼미터는 지난 21∼25일 전국 유권자 2515명 대상의 조사 결과, 한국당 지지율이 26.7%였다고 28일 발표했다. 2016년 이른바 ‘최순실 사태’ 이후 최고치다. 전당대회를 앞둔 ‘컨벤션 효과’, 문 정권 지지율 하락의 반사효과 등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국당이 보수 가치를 확고하게 세우면, 지지 기반을 넓혀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