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베트남, 사회경제협력 강화 합의

베트남 외교장관, 평양 방문
리수용·리용호 등 잇단 면담
김정은 국빈방문 조율 관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1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과 베트남이 사회·경제적 발전 상황을 공유하고 양국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비핵화와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 채택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베트남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베트남 일간 베트남뉴스(VNS)에 따르면 12~14일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전일 리수용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 북한 내 외교라인 최고 인사와 잇따라 면담하고 양국 협력을 증진하기로 합의했다.

민 외교장관은 리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베트남은 북한의 요청에 따라 국가 건설, 사회·경제적 발전과 국제적 통합을 이뤄낸 경험을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리 외무상은 오는 2020년 베트남-북한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자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어 비동맹운동, 아세안지역안보포럼 등 국제무대에서도 서로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민 장관은 리 부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교류 협력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VNS는 “리 부위원장이 ‘양국의 우정은 보존되고 지지해야 할 가치 있는 자산으로 조만간 베트남을 방문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공산당 통치체제인 베트남이 북한의 개혁·개방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로 불리는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해 1995년에는 적국이었던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했다. 현재 베트남은 미국과 군사적 협력 관계도 맺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지로 베트남을 원한 것도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을 따르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