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부모님까지 욕하나”… 악플에 우는 ‘키즈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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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생들 영상 올렸다가
인신공격에 무차별 욕까지
울며 해명하고 고소하기도
“온라인 윤리교육 강화해야”

초·중학생 유튜버가 많이 생겨나면서 악성 댓글(악플)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어린 나이에 멋모르고 시작한 인터넷 방송으로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악플에 울면서 해명방송을 하거나 상대를 고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최근 구독자가 5만 명이 넘는 한 중학생 유튜버는 “제 욕을 하는 건 상관없는데 부모님 욕은 하지 말아주세요”라는 해명 영상을 올렸다.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을 하는 이 학생은 ‘물을 마신다는 핑계로 토하고 와서 먹는 것 아니냐’ ‘오히려 밥맛 떨어진다’ ‘안색도 너무 안 좋고 말랐다’ ‘저렇게 먹는데 부모는 왜 제지를 안 하나’ 등의 댓글 공격을 받았다. 이에 21분 분량의 해명 영상에서 그는 “저 때문에 저희 어머니가 욕을 먹고 있는데 모두 다 내 잘못”이라며 큰 소리로 흐느꼈다. 이어 “이렇게 먹어야만 살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며 “빚 갚으려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죽을죄인지 몰랐다”고도 말했다. 먹고 토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식도염이라 음식을 삼키기가 힘들다”며 “설사를 하는 상황에서도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려 방송을 하다 탈이 나 화장실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화장실에 갈 때 마이크를 차고 가겠다고 시청자와 약속하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인간적으로 부모 욕은 하지 말자’ ‘어린아이가 빚 갚아야 한다는 사정을 말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겠냐’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 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중학생 유튜버는 “중학생이 악플러를 고소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영상에서 “그동안 계정을 차단해도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해 주기적으로 악플을 달던 분이 있었다”며 “부모님 욕까지 하고, 찾아와 죽인다는 등 협박을 해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경찰에 고소했다”고 말했다. 영상 마지막에는 “나이도 어리고 사람인지라 가끔은 무분별한 욕이나 악플에 힘들 때가 있다”며 “댓글 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달아주면 감사하겠다”는 자막이 나왔다. 다른 중학생 유튜버들의 영상에도 “빨리 방송 접어라 ×××” “돈 벌려고 나이 속이는 거 아니냐” “말투 왜 저러냐” “입술이 너무 두껍다”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일 “악플은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인격권과 존엄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유튜브를 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윤리 교육 등을 통해 인격권이 침해될 수 있는 상황을 알려주고, 어떻게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