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태우를 公益신고자로 인정해야 하는 이유

국민권익위원회가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을 ‘공익(公益)신고자’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해석한 것은 물론 권익위 설치법 취지와도 어긋난다. 김 전 수사관이 처음 불법 사찰 등을 폭로했을 때는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 검찰 수사로 전모의 일각이 드러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태만 봐도 김 전 수사관을 공익신고자로 보호해야 할 당위성이 충분하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공정한 경쟁 및 이에 준하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공익신고 대상으로 규정하고, 별표에서 284개 법률을 열거하고 있다. 권익위는 이를 최대한 좁게 해석했지만, 김 전 수사관의 폭로를 ‘이에 준하는 공공 이익 침해 행위’로 볼 수 있다. 권익위 설치법 제1조가 ‘국민의 기본적 권익을 보호하고 행정의 적정성을 확보하며 청렴한 공직 및 사회 풍토 확립’을 권익위 존재 근거로 명시한 취지도 분명하다. 이 법 제2조는 또 공직자 직위 남용도 부패행위에 포함시켜 이를 신고한 사람이 신분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선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정부 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어 언론 등을 통한 폭로는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입법 취지와 상충된다. 먼저 알려진 뒤에라도 고발 등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제라도 권익위는 김 전 수사관을 공익제보자로 분류해 보호하고, 국회는 관련 법률들을 신속히 보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