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똑똑하게 더 편리하게… 8번 진화한 ‘달리는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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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車, 8세대 쏘나타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출격

디지털키 등 첨단기술 적용
스마트폰 통해 문 열고 닫고
운전자맞춤 AVN 자동조절
‘빌트인 캠’으로 영상 공유
AI‘카카오 i’론 정보검색도

1985년 1세대 쏘나타 시동
2세대는 첫 수출 중형차로
4세대 독자개발 엔진 탑재
신기술접목 스테디셀러 안착
출시때마다 늘 ‘최초’ 수식어

‘중산층의 상징’과도 같던 쏘나타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집약된 ‘스마트 승용차’로 변신했다. 1985년 첫선을 보인 쏘나타는 지난달 8세대 모델로 돌아왔다. 쏘나타의 역사는 곧 현대자동차 성장의 역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출시 첫해 1029대가 팔렸던 쏘나타는 2014년 누적 판매 700만 대를 달성했고, 2016년에는 800만 대를 돌파했다. 지금까지(올 2월 기준) 전 세계에서 팔린 쏘나타 862만95대를 한 줄로 세우면 길이 4만1376㎞로,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서울∼부산을 약 50차례 오갈 수 있다. 수직으로 쌓으면 높이가 약 1만2930㎞로, 에베레스트산 1460여 개를 포개 놓은 높이에 해당(기준 차량 길이 4.8m, 높이 1.5m)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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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부터 ‘첨단 사양’ 트렌드 선도=1980년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형차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에 현대차는 1983년 포니에 이은 2번째 고유 모델이자, 최초의 자체 개발 중형차 ‘스텔라’를 내놨다. 1400㏄와 1600㏄ 엔진을 달고 나온 스텔라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고무된 현대차는 1985년 11월 스텔라 기본 차체에 1800㏄와 2000㏄ 엔진을 탑재한 ‘소나타’를 출시했다. △정속주행장치 △파워핸들 △파워브레이크 △자동조절 시트 △전동식 리모컨 백미러 등 당시로는 파격적인 첨단사양들을 적용했다. 1986년에는 차 이름을 ‘쏘나타’로 바꿨다.

◇첫 중형차 수출 주인공=1988년 6월 출시된 2세대 쏘나타는 철저하게 수출 전략형 중형차로 개발됐다. 미국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과의 비교평가 테스트를 통해 상품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1988년 11월 16일 쏘나타 3277대가 미국행 배에 선적되며, 미국에 수출된 국내 최초 중형차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2세대 쏘나타는 국내 최초의 자체 디자인 자동차이기도 하다. 1991년 2월에는 부분변경 모델 ‘뉴 쏘나타’가 나왔다. DOHC 엔진(흡기밸브와 배기밸브에 캠축이 2개 있는 엔진)이 국산 중형차 최초로 탑재됐다.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ABS)도 장착됐다.

◇중형차 대중화 이룬 3세대=1993년 5월 출시된 쏘나타 Ⅱ와 1996년 2월 나온 쏘나타 Ⅲ는 이름부터 다르지만, 둘 다 3세대 쏘나타다. 쏘나타 Ⅱ의 부분변경 모델이 쏘나타 Ⅲ이기 때문이다. 쏘나타 Ⅱ는 33개월 동안 무려 60만 대가 팔리며 중형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SRS 에어백, ABS, 전자식 서스펜션(ECS) 등 첨단사양을 갖췄다. 쏘나타 Ⅲ는 1996년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최우수 자동차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쏘나타 Ⅲ가 나온 1996년, 쏘나타는 1세대부터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달성하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라섰다.

◇독자 개발 엔진 탑재한 4세대 쏘나타=1998년 3월 출시된 EF 쏘나타는 현대차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175마력 2500㏄ 델타 엔진과 ‘하이벡(Hyundai Intelligent Vehicle Electronic Control)’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한국 중형차의 기술력을 뽐냈다. 출시 초기 외환위기 여파로 판매가 신통치 않았으나, 1999년 2월부터는 2000년 8월까지 19개월 연속 국내 전 차종 판매 1위를 지켰다. EF 쏘나타는 중국에도 진출해 현대차 해외 공략의 선봉 역할을 했다. 특히 부분변경 모델 ‘뉴 EF 쏘나타’는 2004년 미국 JD파워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중형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5∼7세대, 혁신의 연속=5세대 NF 쏘나타는 2004년 9월 출시됐다. 현대차는 46개월을 들여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세타 엔진을 NF 쏘나타에 탑재했다. 세타 엔진은 초기 현대차에 엔진을 공급했던 일본 미쓰비시를 비롯해 미국 크라이슬러에 역수출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 부분변경되면서 ‘쏘나타 트랜스폼’이란 펫네임(별칭)을 달고 나와 이목을 끌었다. 쏘나타 트랜스폼은 2년 동안 22만 대나 팔렸다.

6세대 YF 쏘나타는 확 달라진 디자인으로 유명했지만, 국내 중형차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2011년 5월)을 출시해 친환경차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2014년 3월 출시된 7세대 LF 쏘나타는 주행성능과 안전성 등 다시 ‘자동차의 본질’을 강조했다. LF 쏘나타는 총 7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는데, 처음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포함됐다. 2017년 3월 선보인 부분변경 모델은 ‘쏘나타 뉴 라이즈’란 이름을 달고 나왔는데, 쏘나타 트랜스폼처럼 펫네임 성공 스토리를 쓰진 못했다.

◇‘스마트카’ 8세대=현대차는 지난달 출시된 8세대 쏘나타를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Smart Mobility Device)’로 정의했다. 현대차는 △현대 디지털 키 △개인화 프로필 △빌트인 캠(Built-in Cam) △음성인식 비서 등 첨단 기술을 신형 쏘나타에 몽땅 적용했다. 현대 디지털 키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스마트폰을 자동차 문 손잡이에 갖다 대 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는 기능이다. 또 무선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 키 없이도 시동이 걸린다. 최대 3명에게 디지털 키를 공유할 수도 있다. 개인화 프로필은 여럿이 함께 차를 사용할 때, 디지털 키 인식 또는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메뉴에서 사용자 선택을 통해 각종 설정이 운전자에 맞게 자동 조절되는 기능이다. 운전석과 아웃사이드 미러 위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설정과 내비게이션 최근 목적지, 연결된 휴대전화 등이 변경된다.

빌트인 캠은 차에 내장된 전·후방 카메라 영상을 녹화하는 주행영상기록장치(DVRS)다. AVN 화면 및 스마트폰과 연동되며,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촬영 영상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는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아이)’를 활용, 필요한 정보를 물으면 카카오 i가 최적의 답을 찾아 준다. 음성인식 카테고리는 △뉴스 브리핑 △날씨 △영화 및 TV 정보 △주가 정보 △일반상식 △스포츠 경기 △실시간 검색어 순위 △외국어 번역 △환율 △오늘의 운세 △자연어 길 안내 등 다양하다. 음성인식으로 에어컨·히터도 조절할 수 있다. “바람 세게” “성에 제거해줘” “바람 방향 아래로” 등 사람과 대화하듯 이야기해도 알아듣는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