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정은, 核 고수하며 푸틴과 ‘제재 허물기’ 손잡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근로자들은 러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이 문제 해결책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 남·북·러 가스관 및 전력망 연결 프로젝트에 대해 “북한을 경유해 남측으로 향하는 가스관 건설 사업과 관련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도 했다.

이런 문제는 언젠가 해결돼야 하고 해결될 것이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거부로 핵 협상이 교착된 현 시점에서는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강력한 대북 제재 없이는 북핵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근로자 문제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명문화돼 있는 것인데, 푸틴 대통령 언급대로라면 어느 정도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의사도 된다. 유엔 대북제재결의 제2397호에 따라 연말까지 귀환 조치해야 할 북한 노동자는 1만1000여 명에 달한다. 유럽과 중동 국가 등 세계 각국은 북한 근로자들의 비자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고, 이로 인한 북한의 타격은 상당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새로운 해법을 찾는다는 것은 제재 해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자신을 얻은 듯, 북한 관영 매체는 26일 김 위원장이 회담 때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미국의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후에도 미국이 ‘비핵화 때까지 제재 완화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자 러시아를 활용해 유엔 대북 제재를 허물려는 우회작전에 나선 형국이다.

이런 와중에 4·27 판문점 선언이 1주년을 맞았다. 최근 상황들은 북한의 핵 폐기 진정성이 가짜임을 보여준다. 오히려 핵을 보유한 채 중·러 공조로 제재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제재 완화에 앞장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지랖’ 모욕을 당하면서도 판문점에서 국제 퍼포먼스를 연다고 한다. 북핵 폐기 없이는 평화와 번영은 신기루다. 따라서 핵 폐기에 전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