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이란 이름으로 리스크 간과 땐 금융시장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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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클 바 교수 조찬 강연
유연한 규제로 혁신혜택 얻길

“금융혁신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유연한 규제로 혁신의 리스크(위험)를 관리하면서 혁신의 혜택까지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이클 바(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사진)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 강연회에서 ‘금융 시스템의 성패를 좌우할 5가지 요인’을 주제로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경쟁적인 금융혁신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시행한 도드-프랭크법(Dodd-Frank Rule)의 근간을 마련한 바 교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특별 고문을 거쳐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금융기관 담당 차관보를 역임하며 금융시장 개혁을 진두지휘했다.

바 교수는 최근 블록체인, 핀테크 등 신기술을 근간으로 한 전 세계적인 금융혁신에 대해 “잘못된 이해는 또 다른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혁신은 금융시장의 발전을 촉진하는 좋은 변화지만 문제점도 동반한다”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적절한 건전성 규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된 혁신에 대한 이해의 예로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도 고빈도매매(HFT)가 가능하게 된 점 등을 지적했다. 금융시장의 효율성도 좋지만, 혁신이란 이름으로 안정성을 해치는 리스크까지 간과하면 또다시 금융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금융위기는 항상 있어 왔다”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위기가 닥쳤을 때를 대비해 회복력과 복원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 교수는 이와 함께 △과거 금융위기에 대한 기억상실증 △유동성과 레버리지 규제 △자산 거품 △글로벌 리스크 등을 금융시스템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로 제시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