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우리동네로”… 치열한 유치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권영진(앞줄 왼쪽 다섯 번째) 대구시장과 시내 8개 구·군 가운데 7명의 구청장·군수 등이 지난 4월 25일 대구시청 회의실에서 대구시 신청사 건립 성공 추진을 위한 협약을 한 뒤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구시청 제공

대구시 12월 건립지역 확정
중구·북구·달서구·달성군
지역 이점 내세우며 홍보전
과열유치행위 감점제 도입

대구시가 오는 12월 신청사 건립지역을 확정하기로 하면서 벌써 대구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중구 동인동에 있는 청사는 1993년 지어졌지만, 시설이 노후화하고 공간이 비좁아 2004년부터 신청사 건립이 추진됐다. 하지만 구·군의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번번이 좌초하다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권영진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면서 가시화했다. 또 8개 구·군 가운데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4곳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시는 또다시 중도 포기라는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대구시 신청사 건립 추진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평가과정에서 과열 유치행위에 대한 감점(페널티)을 적용하면서까지 건립 지역을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구는 반발하고 있어 신청사 건립지역 결정 과정에 진통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15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 당연직과 위촉직 등 20명으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위원회는 오는 9월까지 예정지 선정방법 등 신청사 건립 기본 방향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어 위원회는 오는 12월 시민, 시민단체, 전문가 등 250명으로 시민참여단을 구성해 예정지를 평가한 뒤 오는 12월 예정지를 확정해 공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중구는 상주인구와 유동인구 감소 등으로 상권이 위축되고 역사·문화적 상징성, 도시 중심이라는 이미지 약화를 우려하며 현재 시청이 있는 중구 동인동에 짓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청사 노후·협소에 따른 문제 해소를 위한 신청사 건립이면 현 위치의 타당성을 우선 검토하고, 그 결과 부적절하다면 이전을 위한 후보지 신청을 받아야 한다”면서 “대구시 미래 100년을 좌우하는 신청사 건립부지 선정 과정이 시작부터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류 구청장은 지난 4월 25일 대구시가 신청사 건립의 성공 추진을 위해 8개 구·군과 마련한 협약식에서 서명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반면, 북구는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신천대로와 동대구역, 경부고속도로, 대구공항 등의 접근성을 들며 산격동 옛 경북도청 터를, 달서구는 지리적으로 대구의 중심지와 부지 매입비가 들지 않는 장점을 꼽으며 두류동 두류장수장 터를, 달성군은 인근 경북 고령·성주군 등의 생활권까지 아우를 수 있어 도시 확장성 측면을 강조하며 화원읍 설화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양 홍보관 터를 최적지로 홍보하고 있다.

이같이 홍보전이 치열해지자 공론화위원회는 갈등과 분열, 불필요한 예산 낭비 초래 등 과열 유치 재연을 방지하기 위해 평가 감점 적용 방침을 정했다. 감점 총점은 평가 점수(1000점 만점)의 30점 이내지만 구·군의 후보지마다 강점이 있어 감점 총계가 클수록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다.

공론화위원회가 결정한 기준은 신청사 유치 목적의 집회와 서명운동, 삭발식을 하거나 신문, 방송 광고와 인터넷 매체 배너광고 등은 구·군별로 제한한 10회를 넘길 경우, 전단지와 홍보 물품을 구·군 소유 건물에 부착하지 않거나 기구와 시설물을 이용한 현수막, 입간판, 애드벌룬, 차량 광고 등을 하면 1~5점의 감점을 부과하는 것이다. 다만, 구·군이 주최·주관하는 설명회·토론회는 허용하고 있다.

김태일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은 “과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제도적 범위 내에서 유치에 나선 구·군이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구시는 신청사 건립 비용을 3000억 원 정도로 추산하고 1308억 원의 기금을 이미 조성했다.

오는 2024년까지 총 2500억 원을 마련하며 부족액 500억 원은 지방재정공제회에서 융자할 방침이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