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교권 추락·업무 스트레스에 명퇴행렬…빛바랜 ‘스승의 날’

오늘,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일부 초·중·고교에서는 이날을 ‘재량휴업’일로 정해 아예 학교 문을 닫는다고 한다. 주인공인 교사들이 몹시 불편해한다는 이유라곤 하지만 ‘굳이 휴업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교직은 직업 선호도 조사에서 항상 앞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교사들의 사기와 사명감은 떨어지고, 교권 신뢰까지 낮아지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원은 늘고, 교육대 입학 경쟁률은 크게 낮아졌다고 한다. 이는 학교 안팎의 급격한 변화, 버거운 업무 스트레스, 일부 교사의 일탈과 비리, 교사임용 규모의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여겨지지만 ‘학생들 미래’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현상이다.

나는 소년원, 보호관찰소, 법무부 등에서 근무했다. 35년간의 공직생활을 돌아보면 소년원에서 공민반 담임을 맡았던 기간이 제일 보람이 컸다. 반듯반듯하게 글을 쓰게 하고, 매일 손발톱과 치아 검사, 한글을 빨리 깨치게 해 상급반으로 진급시키는 게 일과였다. 아이들은 내 정성이 무색하지 않게 위생 관리, 학업 성과, 원내 생활 등에서 알게 모르게 콩나물이 자라듯 하루하루 향상됐다. 학교 선생님이 무척 부러운 시기이기도 했다. 스승은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는 것을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다. 오늘도 기적을 일으킬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잠재력을 믿고 정성을 다하는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노청한·서울 은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