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최 교수는 40년째 공던지는 ‘야구광’… “야구서 전략적 사고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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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40년째 야구를 즐기는 ‘야구광’이다. 최 교수는 “최근 경기 가평군에서 야구부 40년 후배들과 OB·YB전을 가졌는데, 내 투구 시속이 85㎞를 기록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 교수는 1978년 창단된 서울대 사회대학 야구부의 원년 멤버다. 9명이 모여 시작한 작은 야구단은 창단 이후 대학 내 단과대별 야구대회에서 연속 3년 우승할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고 한다.

최 교수는 “시대가 시대인 만큼 지하 동아리에 가입해 종속 이론을 공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업 시간에 배우는 이론 중심의 경제학만큼 큰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대학 축제 기간에 사회대 앞 게시판에서 읽은 ‘야구 시합에 참여하라’는 전단 한 장이 내 인생을 뒤바꿨다. 당시 매주 토요일 친구들과 모여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다가 하늘을 보면 그 시대의 암울함을 잊게 하는 청량한 하늘이 펼쳐졌다”며 야구에 빠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학 내내 회색인으로 살면서 마음 가는 곳이나 속할 곳 없이 불안할 때마다 나를 지탱해준 게 야구”라고 말했다. 미국 유학 시절에도 야구 경기라면 만사 제쳐놓고 참여했다고 한다.

최 교수는 “야구를 통해 유연하게 생각하는 법을 길렀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는 다른 스포츠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멈춰 서서 생각하고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 많다”며 “이후 게임이론을 전공하고 국제통상 협상에 뛰어들면서 전략적 사고에 서서히 눈을 떴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전략적 사고를 통하면 ‘가능’과 ‘희망’을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대로 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가르치는 학생들과 상담할 때도 이 같은 태도로 임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네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이대로 하면 될 것 같은지’를 묻는다”며 “그러면 대부분 두 번째 질문은 생각해 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사고를 해야 현실 속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성취를 할 수 있는데 이는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1958년 대구 출생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예일대 경제학 석·박사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화여대 국제통상협력연구소 소장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 △FTA 교수연구회 회장 △한국협상학회 회장 △한국 국제통상학회 회장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원장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한국경제연구원장 △제42대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