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강화에도… 평양무역전람회 참가업체 사상최다

450여 업체… 작년대비 58%↑
中업체 210여개… 절반 가까워
해외기업들 제재완화 기대한듯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 20일 개막한 평양 무역 전람회에 사상 최다 업체가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제22차 평양 봄철 국제상품전람회’에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폴란드 등에서 45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60개 업체가 참가했던 것에 비해 약 58%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전람회에 참석했던 콜린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는 트위터에 전람회장 사진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국내 상품과 수입품들이 전시됐다”며 “외국 기업뿐 아니라 북한 기업 역시 수입 제품 및 국내 생산, 조립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고 올렸다.

북한이 경제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자국 기술을 해외에 홍보하려 적극 나섰고, 해외 기업들 역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참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 대북제재 여파로 북한 전람회 참가 업체 수는 2014년 300여 개까지 늘었다가 2016년 220여 개, 2017년 230여 개 정도로 줄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2∼3년 전보다 북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북한이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무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하는 듯하다”고 RFA에 말했다.

이번 전람회 참석 업체 절반 가까이인 210여 개는 중국 기업으로 알려졌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제품이 가격·품질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중국의 관심이 높다”고 했다. 북한 역시 북·중 무역에서 가발 수출을 눈에 띄게 늘리는 등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수출을 확대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싱가포르 비영리단체 ‘조선교류’가 평양에서 개최한 북한경제포럼에서 북한 기업인 100여 명이 유럽·아시아 경제 전문가 17명에게 교육받도록 하는 등 국내 경제 개발은 물론 외국 업체들과의 네트워킹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