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시재생·우시장·문화 활성화로 情넘치는 ‘독산3락’ 성공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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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질 좋은 소고기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우시장’이 딱 두 곳이 있다. 그중 하나가 금천구 독산동 우시장이다.

독산동의 이름은 마을 산봉우리에 나무가 없어 대머리·민둥민둥할 ‘독(禿)’ 자를 쓴 데서 유래했다. 어린 시절, 독산동은 항상 배고팠던 우리를 빵 굽는 냄새로 괴롭혔던 빵 공장과 우시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빵 공장 터는 이미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됐지만, 우시장만은 옛 모습 그대로다.

독산동 우시장에 가면 풍족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이 가끔 생각난다. 아버지께서 월급날 사 오신 신문지에 돌돌 말린 고기 한 덩이에 행복함을 느꼈다. 아버지들의 이런 모습은 이제 먼 옛날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독산동 우시장 일대는 1960년대 구로공단(현재 ‘G밸리’) 배후지역으로, 중소규모 제조업이 유입되고 도축장과 우시장이 조성됐다. 1980~1990년대 우시장이 커지고 먹자골목도 형성돼 크게 번성했다. 그러나 2000년대 제조업 경기 악화와 도축장 이전으로 독산동 우시장 일대는 수년째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역에 새로운 변화와 활력소가 절실한 상황에 ‘도시재생’이라는 길을 찾았다.

독산동 우시장 일대 도시재생 사업지역은 주거와 공장, 우시장 상권이 뒤섞인 곳으로 지난해 7월 서울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됐다. 이어 지난 4월 8일 사업 대상 전국 22곳 중 서울 자치구로 유일하게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독산동 우시장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인 ‘독산삼락(三樂)’ 프로젝트는 2023년까지 지역 자산 기반의 신(新)경제, 문화 중심지를 조성하기 위해 산업·우시장(상권)·문화 재생에 중점을 두고 추진된다.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서울시, 금천구, 통합주민협의체, 전문가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도시재생 거버넌스’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한국형 도시재생 표준 모델로 거듭날 전망이다.

도시재생의 핵심은 지역의 추억을 살리는 것이고, 지속 가능한 삶의 터전을 만드는 일이다. 이제 민·관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금천구민은 강남 같은 큰 개발보다는 주민공동체가 오롯이 보전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를 바랄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정이 넘쳐났던 독산동 우시장 일대가 ‘독산삼락’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한 번 새로운 활력을 얻어 되살아나길 기대해 본다.

유성훈 금천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