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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4일(金)
F-35, 트럼프가 彼我(피아)에 날리는 고도의 ‘정치외교적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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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도입의 복잡한 셈법

해외주둔 재배치 전략 맞닿아
각국에 무기판매 이상의 가치
日 경항공모함 운용 맞물리고
폴란드 등 ‘보호’메시지 전달
러 방공망 도입하려는 터키엔
전투기 인도 거부하며 경고도

보유국 늘며 中·러·北 등 긴장
F-35 1대에 희토류 417㎏ 필요
中 수출제한 조치 여부 등 촉각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는 무기로서의 가치 이상을 갖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전력(GPR) 전략과 맞닿아 있는 데다 피아에게 전하는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우방국에는 친구이자 정치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미국의 적에게는 섣부른 도발을 하지 말라는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선봉장의 역할이 F-35에 주어진 셈이다. 미국 외교의 핵심 자원이라는 의미다. 이에 맞춰 세계 각국에서는 복잡한 F-35의 정치외교학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 외교의 핵심수단 = F-35 도입은 단순히 강력한 전투력 외에도 미국의 군사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국가의 ‘숙원 사업’이 되고 있다. 1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의 워싱턴 상공 비행을 지시했다. 워싱턴 기념탑 방향에서 날아온 F-35 전투기는 두 대통령 부부가 서 있는 백악관 상공을 비행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폴란드에 미군 1000명 추가 배치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는 약 1000명의 미군을 지원하기 위한 기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폴란드가 F-35 32대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그재미너 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퍼포먼스’는 단순히 폴란드의 F-35 구입 촉구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선포하는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지난 5월 28일 일본 방문 중에도 F-35는 미·일 외교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이즈모급 호위함 가가(加賀)에 승선해 일본 정부의 F-35 105대 추가도입 의견에 대해 “일본은 동맹국 중 가장 많은 F-35를 보유하게 된다”며 “미국을 대표해 감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F-35 국제공동프로젝트에 참여해온 터키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두 국가가 F-35 도입을 놓고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터키가 러시아제 지대공미사일 S-400 도입을 발표한 데 대해 미국은 F-35의 기술유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구실로 F-35 인도를 거부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F-35 생산과 관련해 터키 항공업체들과 맺은 계약을 2020년까지 종료하고, 미국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기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터키 조종사 훈련과 플로리다주 에글린 공군기지에서 이루어지는 터키 정비 인력 훈련 등도 종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카르 장관은 12일 “동맹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때 대체전투기를 알아볼 수 있다던 터키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무시를 문제 삼으며 한발 물러난 상황이다.

◇F-35 보유는 미국지원 증표? = 터키가 F-35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최신예 전투기 도입의 필요성뿐 아니라 전투기 보유 사실 자체가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인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증표’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의 F-35 추가도입이 일본의 경항공모함 운용을 허락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다. 일본이 도입하는 F-35가 일반형인 A형(공군용)이 아니라 수직이착륙(V/STOL) 방식의 B형(해병대용)인 만큼 육상비행장보다 대형 함선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료 히나타 야마구치 부산대 교환교수는 “이즈모급 정도의 함선만 있다면 항모전단을 운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폴란드가 갖게 될 F-35는 미군 추가증원과 맞물려 러시아 등 외부로부터 보다 ‘안전하게’ 지켜주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스페인 공군도 기존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대신 F-35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반면 지난해 도입을 추진하던 대만은 미국이 지나치게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판매에 난색을 표하면서 도입이 무산되기도 했다.

실제 성능 또한 기존 전투기나 타국에서 개발 중인 전투기를 압도한다는 평가다. F-35를 상대할 수 있는 전투기가 있는 국가는 F-22랩터를 보유한 미국 외에 없다. 스피드나 가속에서 극초음속 전투기들보다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실제로는 F-35가 카운터 스텔스 기술을 보유, 상대에게 발견되기 전 선제공격이 가능하다. 중국이 개발한 스텔스기인 J-20이나 전략폭격기 ‘훙(轟·H)-6K’, 젠(殲)-10, 젠-11 등도 경험 면에서 오랜 기간 스텔스기를 운영해온 미국의 F-35의 노하우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보유국 증가에 러·중은 긴장 = 반면 F-35를 상대해야 하는 러시아나 중국 등에게는 고민의 대상이다. SCMP는 호주, 일본 등의 F-35 보유가 인도양 내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큰 장애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제 S-400이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 격추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고는 하나 5세대(G) 전투기인 F-35 격추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F-22랩터나 F-35의 경우 전자정보수집(ESM) 능력으로 방공망을 사전에 역탐지해 이를 사전에 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경우에도 F-35 도입국의 확대가 껄끄러울 수 있다. SCMP는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국가가 미국과 한국 외에 일본이 추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F-35 확대에 비상을 걸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F-35 제작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F-35에는 이트륨(Y), 테르븀(Tb) 등의 희토류가 레이저 표적화 같은 첨단장치에 활용되기 때문에 희토류가 없다면 제작이 불가능하다. 지난 2013년 발표된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는 F-35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희토류 920파운드(약 417㎏)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7%, 생산량의 9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고, 미국은 자국에서 필요한 희토류의 80%를 중국에서 수입해왔다. 5월 29일 한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중국 인민들이 중국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상품이 오히려 중국 발전을 억제하는 데 사용된다면 불쾌해할 것”이라며 수출 제한을 시사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사이먼 무어스 상무이사는 “희토류가 메뉴에 올랐다는 사실은 중국이 자원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적 무기를 이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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