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국제공항 민영화 반대” 佛 진보· 보수당, 국민투표 추진

정부지분 매각규제완화법 추진
야권선 “국가 인프라 보호해야”

정책적으로 교류와 접점이 뜸한 프랑스의 진보·보수 정당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파리 국제공항 민영화 시도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24일 가디언에 따르면 중도우파 공화당을 포함해 중도좌파 사회당, 좌파 공산당과 강경좌파 ‘프랑스앵수미즈’(LFI·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이례적으로 힘을 합쳤다. 최근 샤를 드골 국제공항 종사자들의 주 거주지인 파리 북부 생드니의 한 노동조합 건물에서는 좌우 진영을 초월한 캠페인이 벌어졌다. 프랑스 공산당을 지지하는 노조원들이 보수 진영 인사들을 향해 깃발을 흔들고 박수를 보내는 이색적인 장면도 포착됐다. 좌우 정당들과 시민들이 결집한 이유는 파리 공항의 매각 추진을 저지하는 국민투표 청원 서명 운동을 하기 위해서다. 국민투표 발의를 위해서 야권은 9개월 안에 전체 유권자의 10%인 470만 명의 온라인 서명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야권은 마크롱 행정부의 ADP그룹(전 파리공항공사) 민영화에 강하게 반대하며 국민투표 발의 법안을 마련했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의 양대 국제공항인 ‘샤를 드골’과 ‘오를리’의 운영사인 ADP그룹의 정부지분 매각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마크롱 정부는 파리 공항을 매각해 국가 부채를 줄이고 수익을 스타트업과 기술을 위한 새로운 투자 기금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샤를 드골 공항의 매각 수익은 7억 유로(약 9200억 원)로 예상된다. 야권은 마크롱 대통령이 전략적 국가 기반 시설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파리 공항을 민영화할 경우 영국의 히스로 공항과 철도의 좋지 않은 선례를 따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LFI 측은 공익성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며 “마크롱 대통령을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