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북자 입국 제한>정부, 美에 방북이력 등 개인정보 제공은 안해

- Q&A

美, 자체 정보로 적발…벌금·형사처벌 등 조치

공무수행 방북시엔 무비자 가능
정부 “비자발급 단축 美와 협의”

미국 정부가 북한 방문 체류·이력 여행객의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입국을 제한하면서 일부 국민의 미국 방문 절차가 다소 까다로워졌다. 2011년 3월 1일 이래 북한을 왕래한 민간인이 대상으로, 수십만 명이 2008년 11월부터 시행된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혜택을 못 받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1. 북한에 방문한 사실을 숨기고 ESTA만 사용해 방미했다가 적발되면 어떻게 되나 = 방북 여부를 신고하지 않고 ESTA를 이용해 미국을 방문할 경우 미국 정부의 주권 사안인 만큼 미국의 국경관리·출입국·이민 등을 관장하는 핵심 부서인 국토안보부(DHS)가 국내법에 따라 위반자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사안에 따라 벌금, 형사 처벌, 영구 입국 금지 등 다양한 조치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 국민의 북한 방문 사실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 미국 측에 자료를 제공하나 = 남북 간 왕래 인원을 수집하는 통일부에서는 국내법에 따라 자료를 관리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개인정보보호가 엄밀한 만큼, 미국 측에 따로 제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에 다녀온 이력이 있지만 미국 입국 시 방북 여부를 신고하지 않은 한국인을 여과하는 것은 미국 측의 자체 수집 정보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3.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도 ESTA를 통해 미국을 방문할 수 없나 = 일단은 방북 목적이나 신분에 상관없이 ESTA를 이용할 수 없다. 지난해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북했던 문 대통령과 장관들, 청와대 참모와 공무원, 취재진은 물론, 4대 기업 총수와 연예인, 가족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을 찾았던 이산가족도 적용 대상이다. 다만 공무원으로서 공무 수행을 위해 방북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ESTA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란, 시리아 등 기존 테러지원국 7개의 경우를 보더라도 공무 수행차 방문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절차가 매우 까다롭고 절차에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예외 인정보다는 미국 방문 목적에 맞게 비자를 받는 사례가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방북은 공무 수행이 아니므로 예외 인정을 받을 수 없다.

4.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된 지 20개월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시행되는 이유는 = 미국의 이번 조치는 2017년 11월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지 약 2년이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미국은 최근 미국 국토안보부의 실무적 준비 절차가 완료된 데 따른 것으로, 테러 위협에 대응하는 것과 관련된 국내법에 따른 기술적·행정적인 조치란 입장이다.

5. 국민 불편에 대한 정부 대책은 = 정부는 미국과 긴밀한 협조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북한 방문·체류 이력이 있는 국민이 의료나 인도주의적 목적 등으로 긴급하게 미국을 방문할 필요가 있을 경우 주한 미국대사관 측의 ‘긴급예약신청’ 등을 활용하도록 하는 등 신속한 비자 발급이 가능하도록 대사관 측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