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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13일(火)
文대통령 ‘對日 감정 대응 자제’ 주문에 역주행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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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판결로 촉발된 일본의 경제 보복과 한국의 맞대응으로 한·일 충돌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감정을 앞세운 대일(對日) 대응 자제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근본적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일본의 보복 조치에 맞대응 식 접근을 하지 않을 뜻을 내비친 데 이어 거듭 일본과의 극한 대립은 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 당·정·청은 역주행하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2일 “글로벌 호구가 될 일 있냐”며 대미 한·일 갈등 중재 요청설을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문 대통령이 한·일 갈등에 관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청와대 핵심적 위치에 있는 이가 이처럼 거친 표현까지 동원해 부인한 건 분란만 키울 수 있다. 김 차장은 한 발 더 나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 전략물자는 손 한 줌도 안 된다”며 일본을 자극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맞대응에 나선 것도 자칫 우리 스스로 제 발등 찍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상징적 조치로 보이지만 자칫 일본 내 강경파 목소리만 키우면서 한·일 간 강대강(强對强) 확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협의해 이번 주 대일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다.

국정 최고책임자는 감정적 대응 자제를 주문하는데 현장에선 거꾸로 가니 혼란스러운 건 한·일 경제 충돌의 최대 피해자인 기업들과 국민이다. 멀리 보면서 한·일 갈등을 수습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한·일 순방을 계기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론이 정부 안팎에서 누그러진 점은 의미가 있다. 한·일 갈등이 무역·외교·안보 전방위로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대국적 견지에서 강제 징용 및 경제 보복 문제를 풀어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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