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대만 “中이 언론매체 매수 시도” vs 中 “차이 총통이 홍콩시위 대선 악용”

미디어로 번진 ‘양안 신경전’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양안 간 신경전이 미디어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만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중국이 대만 언론에 침투하는 것을 주의하라고 당부했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총통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차이 총통은 최근 중국이 대만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대만 민심을 흔들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신문사와 방송사를 포함해 최소 5곳의 매체에 보도료를 지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차이 총통은 “이 같은 걱정에 어느 정도 근거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가짜뉴스를 포함한 이 같은 침투에 대해 모든 시민이 경계 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발표했다. 대만 정부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잠입은 어디에나 있다”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도 성명을 통해 규명 의지를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최근 차이 총통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바짝 긴장하면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차이 총통은 올해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대만 통일론’을 단호히 거부하고 미국으로부터 22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이상의 무기 구매를 발표한 뒤 지지층이 보다 견고해졌다.

지난 13일 차이 총통은 “대만이 과거에 힘든 민주의 길을 걸어와 홍콩의 민주·자유의 발전에 관심이 많다”며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를 응원해 대만이 독자노선을 가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차이 총통의 이 같은 발언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대만 당국이 서신, 발언, 행동, 자금 등을 통해 홍콩 시위대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이잉원은 홍콩을 통해 대선에서 이득을 보려 한다”며 “대만 당국은 홍콩 사무에 대한 간섭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