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0월 31일 브렉시트이후 EU회원국간 ‘이동자유’ 종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비자없으면 주거·직업활동 못해

영국 정부가 오는 10월 31일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순간부터 회원국 간 보장해온 ‘이동의 자유’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EU 회원국을 자유롭게 오가고 거주권과 직업활동도 보장하는 EU의 핵심 제도가 영국에서 과도기 없이 끝날 전망이다.

19일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현재 적용되는 이동의 자유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10월 31일에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어디 출신인지보다는 영국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과 기술에 우선순위를 매기는 새롭고 공정한 이민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의 자유가 종료되면 영국에 거주하는 EU 회원국 국민은 비자를 따로 신청해서 받아야 한다. 총리실은 “새 이민규제를 위해 오는 10월 31일 이후 적용되는 다른 변동 사항들의 세부 내용은 현재 다듬고 있다”며 영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범죄전력 조회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새 이민제도로는 점수제를 기반으로 한 호주식이 거론된다. 보리스 존슨(사진) 영국 총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 일은 EU를 떠나는 것이고 그것은 법적으로 모든 권력이 영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 나라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막거나 이민·이민자들에게 적대감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이끌던 내각은 영국이 EU를 탈퇴한 후 2년의 과도기를 두고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지만 이 내용을 포함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로부터 부결됐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이동의 자유는 과도기 없이 종료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존슨 내각의 발표가 무책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더 스리 밀리언’은 트위터에서 “갑작스러운 통행의 자유 중단은 (비자를 신청하지 않은 영국 내) 200만 EU 시민을 잠재적으로 범죄자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정부의 싱크탱크 연구소 관계자는 “고용주들은 수십 년 동안 영국에서 일했지만 정착 지위를 확보하지 않은 EU 시민들과 브렉시트를 한 후 며칠 안에 비자·취업 허가 없이 도착하는 사람들을 구분할 길이 없을 것”이라며 수백만 명의 EU 시민이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