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대표 위장약 ‘잔탁’ 등을 비롯해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성분 사용 의약품 269개 품목에 대해 전면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사진은 25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진열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모습. 연합뉴스
- 위장약 등 269개 판매중단
역류성식도염 등 약품 원료
국내 시장규모만 2700억원
소비자·제약사 등 대혼란
“6주이하 단기복용땐 괜찮아”
문제 의약품 교환·환불 가능
‘라니티딘’ 성분 계열 의약품 전체 판매가 26일 전면 중단됨에 따라 제약업계와 144만 명에 달하는 복용환자 등에게 큰 혼란을 초래할 전망이다. 발암 추정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의 구체적인 검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중·장기간 복용해온 환자의 불안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NDMA가 검출된 원인은 라니티딘에 포함된 아질산염과 디메틸아민기 성분이 자체적으로 분해·결합해 생성되거나, 제조 과정 중 아질산염이 의도치 않게 섞여 들어가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식약처는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라니티딘 중 NDMA 발생 원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보다 정확한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제약업계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라니티딘 제제는 단일제 101개사 165개 품목, 복합제 139개사 230개 품목 등 240개사 395개 품목이 허가 또는 수입 신고돼 있다. 이번에 판매가 중단된 269개 품목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의약품 수다. 지난해 기준 수입 및 생산실적은 약 2700억 원 규모로 전체 위장병(소화성궤양) 치료제 시장 1조511억 원 중 23.3%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매 중단 조치가 지난해 ‘발사르탄’ 회수 당시처럼 큰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 등 해외에서 제조된 일부 발사르탄 원료 의약품에 NDMA가 혼입됐을 우려가 제기돼 식약처에서 관련 의약품 175개 품목을 회수 조치한 바 있다.
다만 단기 복용한 경우 인체에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해당 약재를 처방받은 환자는 6주 이하의 단기 복용한 경우가 가장 많으며, 대상 질환은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 소화불량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처방과 상관없이 시중에서 일반의약품으로 구입할 수 있고, 이 경우 장기 복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은 대체재가 다수 존재한다. 시메티딘, 니자티딘, 파모티딘 등 계열의 다른 의약품으로 바꿔 복용할 수 있다. 식약처는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 중 안전에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상담을 통해 문제 의약품에 한해 병·의원에서 재처방을 받은 후 약국에서 재조제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때 1회에 한해 환자 본인부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 처방 없이 구입한 일반의약품은 약국에서 교환 또는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향후 의약품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련 부처, 제약바이오협회, 의사협회, 병원협회, 약사회 등과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의약품 안전에 관한 공제제도·구제기금·책임보험 가입 등 방안을 논의해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 용어설명
라니티딘
위벽에서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물질인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해 위산을 감소시키는 기능을 하는 위장약 원료다. 위염, 위·십이지장 궤양과 같은 소화성 궤양이나 역류성 식도염, 속 쓰림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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